척추 어긋나 다리까지 저릿…수술 피하려면 조기 발견을

[3대 척추질환, 척추전방전위증]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 주원인
자세 바꿀 때 엉덩이까지 방사통
폐경 후 호르몬 영향…여성 취약

초기에는 물리·약물 치료 등 시도
신경감압·나사못 고정 수술 가능
바른 자세와 운동·스트레칭 도움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2024-12-10 07:00:00

센텀종합병원 척추센터 정동욱 과장이 척추전방전위증 환자의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센텀종합병원 제공 센텀종합병원 척추센터 정동욱 과장이 척추전방전위증 환자의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센텀종합병원 제공

56세 여성 A 씨는 최근 들어 다리와 엉덩이가 저린 느낌이 자주 들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통증이 심해져 10분 이상 걷기가 힘들어지자 병원을 찾았고, 척추전방전위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허리가 아프거나 다리가 저리면 대개 디스크를 떠올리지만, 척추전방전위증은 디스크, 척추관 협착증과 함께 3대 척추질환으로 꼽히는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0만 5711명이 척추전방전위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중년 이상 여성 발생 많아

척추전방전위증은 여러 원인으로 한 척추뼈가 정상적인 정렬을 벗어나 인접한 아래 척추뼈보다 앞으로 밀려나와서 생기는 질환이다. 쉽게 말해 척추가 어긋난 상태를 말한다. 척추 어느 부위에나 생길 수 있지만 허리 아래쪽인 요추 4번 또는 5번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선천적인 구조 이상이나 교통사고나 운동 중 부상 등 외상도 원인이 될 수 있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다. 나이가 들면 척추관절이 두꺼워지고 디스크 간격은 좁아지는 반면 주변 인대와 근육은 약해지면서 척추뼈를 제대로 붙잡아주지 못하게 된다. 복부 비만으로 무게 중심이 앞으로 이동해 척추가 어긋날 수도 있다.

걷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서는 등 자세 변화가 있을 때 허리가 아프거나 다리가 저리거나 당기는 방사통이 주로 발생한다. 허리를 반듯하게 편 상태에서 척추뼈를 훑으며 만져봤을 때 특정 부위가 툭 튀어나온 것처럼 계단식 층이 있고 그 부위를 누르면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척추뼈가 앞으로 빠지면 척추뼈 내를 관통하는 신경 다발이 눌리는 척추관 협착증이 동반돼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고 저려서 잘 걷지 못하게 된다. 허리를 펴면 증상이 악화되고 구부리면 다소 호전되기도 하지만, 어긋난 상태가 심해지면 허리를 굽히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

센텀종합병원 척추센터 정동욱 과장은 "척추전방전위증은 허리 통증을 동반하거나 다리와 엉덩이가 저린 느낌이 들고, 오랫동안 걸으면 통증이 심해져 똑바로 누워서 자는 게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중년 이상 여성은 척추전방전위증에 특히 취약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 지난해 환자의 70%는 여성이었고, 성별과 연령별을 함께 보면 60대 여성(5만 6720명)이 가장 많았다. 다음은 70대 여성(4만 2764명), 50대 여성(2만 3583명), 60대 남성(2만 1575명) 순이었다.

정 과장은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적고, 특히 폐경기 이후에는 여성 호르몬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척추를 지지해주는 주변 근육과 인대가 점점 약화돼 척추질환에 노출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뼈가 정상적인 정렬을 벗어나 인접한 아래 척추뼈보다 앞으로 밀려나와서 생기는 질환이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척추뼈가 정상적인 정렬을 벗어나 인접한 아래 척추뼈보다 앞으로 밀려나와서 생기는 질환이다.

■방치하면 보행 장애·마비까지

척추전방전위증은 측면 엑스레이 검사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엉덩이에서 다리나 발까지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척추관 협착 정도를 파악하고 수술 여부나 범위를 결정한다. 전산화단층촬영(CT)으로는 척추 관절 사이 분리나 밀려난 정도를 볼 수 있다.

조기에 진단을 받는다면 보존적 치료로도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초기 단계에서는 물리치료, 약물치료, 도수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시도한다. 증상이 심하거나 이러한 치료로도 호전되지 않을 때는 수술적 치료을 고려한다. 수술에는 눌린 신경을 풀어 주는 신경감압술이나 척추뼈에 나사못을 삽입해 척추 분절을 고정하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척추유합술 등이 있다.

최근에는 절개를 최소화하는 수술이 널리 시행된다. 이 중 양방향 척추내시경 신경감압술은 5mm 정도 작은 구멍을 통해 내시경과 수술도구를 삽입해 좁은 척추관을 육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치료한다. 최소 절개로 수술이 가능해 흉터나 출혈 등 합병증에 대한 우려가 적다.

정 과장은 "척추전방전위증을 비롯한 척추 질환은 방치할 경우 통증이 악화될 뿐만 아니라 근육의 약화나 보행 장애, 감각 마비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며 "증상이 있다면 바로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퇴행성 척추전방전위증을 예방하려면 일상 생활 속에서 척추의 곧은 배열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바른 자세와 적절한 체중 유지,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과 스트레칭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오래 앉아 있거나 바닥에 앉는 습관은 척추 건강에 좋지 않다.

센텀종합병원 척추센터 정동욱 과장은 "척추전방전위증 예방을 위해서는 척추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고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근육의 탄성이 크게 떨어지는 40대부터는 적극적이고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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