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백병원,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 처방 시작

부산백병원,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 처방 시작

내년 1월, 부산서 최초 도입
초기 환자 진행 늦추는 신약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2024-12-27 15: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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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부산백병원 신경과 김상진 교수가 알츠하미어병 신약 '레켐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부산백병원 제공

인제대 부산백병원이 부산 지역 최초로 경증 알츠하이머병 신약 '레켐비'를 도입해 처방을 시작한다고 27일 밝혔다.

부산백병원 신경과 김상진, 정은주, 정진호 교수는 내년 1월부터 경도 인지장애와 경증 알츠하이머 환자들을 대상으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처방을 시작한다.

레켐비는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지난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고 이달부터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됐다.

레켐비는 독성이 강한 아밀로이드 베타를 선택적으로 제거해 뇌의 손상을 늦추고, 알츠하이머병 증상의 진행을 늦추는 역할을 한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 중 하나로, 발병 약 20년 전부터 뇌 속에 쌓이기 시작해 뇌세포 손상과 함께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한다.

임상 연구 결과, 레켐비로 18개월간 치료받은 환자에게서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이 약 78% 감소했고, 증상의 진행이 약 27% 지연됐다.

다만,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된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치료 방법은 정맥 주사 형태로 2주마다 약 1시간에 걸쳐 투여한다. 또한 치료 중 정기적인 MRI 검사를 통해 뇌부종, 뇌 미세출혈 등의 이상 반응을 확인해야 한다.

부산백병원 신경과 김상진 교수는 "레켐비는 처방 전에 인지기능 검사(신경심리검사), 뇌 MRI 검사, 아밀로이드 PET 검사, 혈액 검사, APOE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여부와 적합성을 판단한 후 사용을 결정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증상의 일부 완화 역할에 그친 기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들과 달리 약 20년 만에 진행 속도를 늦춰주는 신약이 등장하면서 증상이 경미한 환자들이 중등도나 중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늦출 수 있게 되었다"며 "이를 통해 치매 환자들의 진단, 치료, 간병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