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경제관료에서 점점 존재감 과시하는 최상목 대행

여야 정쟁 속 헌법재판관 2명 전격 임명 강단 보여
제주항공 유가족 면담, 군부대 방문 등 국정 안정 주력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2025-01-02 15:19:16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국민들이 염려하지 않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국정을 조기에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모든 공직자가 전심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부 시무식에서 “새해가 밝았지만, 대한민국은 전례 없던 엄중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27일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의결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 자리를 물려받은 그는 하루도 쉴 틈 없이 국정 공백 메우기에 전력을 쏟고 있다. 당초 최 권한대행 체제가 들어서면서 정국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행정부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더군다나 이틀 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하면서 정국 혼란을 물론 국민 불안까지 커지는 상황이 이어졌다. 최 권한대행은 사고가 일어난지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해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인명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관계기관에 지시한데 이어 곧바로 사고현장을 찾아 수습의 최일선에 섰다.

최 권한대행의 정치력이 본격 발휘된 것은 같은 달 31일 열린 정례 국무회의에서였다. 그는 여야의 첨예한 입장 대립으로 해법을 찾지 못한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에 대해 후보자 3인 중 정계선·조한창 후보자를 임명하고, ‘쌍특검법’에는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는 강단을 보였다.

여야는 물론 일부 국무위원들까지 이같은 결정에 극렬하게 반발했다. ‘월권이다’ ‘국무회의 사전 논의를 거치지 않았다’ 등의 지적이 잇따라 나왔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도출해 내지 못한 ‘정치적 해법’을 경제관료인 최 권한대행이 찾아냈다는 긍정적 평가가 쏟아졌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파국을 막고 정국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여야 지도부가 머리를 맞대고 하나씩 양보하는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그게 안되니 최 권한대행이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후에도 최전방 군부대 방문, 확대경제장관회의 주재, 제주항공 유가족 면담 등 하루에 많게는 4개의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등 1인 3역을 힘겹게 버텨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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