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5000여 세대 분양… 꽁꽁 언 부동산 시장 풀릴까?

올해 부산 분양 시장 기상도

21개 단지 1만 5688세대 예정
2023년보다 5000세대가량 적어
옛 한진 CY 부지 2070세대 주목
2월 분양 예정이지만 늦출 수도
남·수영구 신규 분양 물량 없어
지난해 처참한 실적 되풀이 우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2025-01-02 20:25:00

올해 부산 지역에 아파트 1만 5688세대가 분양 예정이다. 2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바라본 부산 도심의 아파트 단지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올해 부산 지역에 아파트 1만 5688세대가 분양 예정이다. 2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바라본 부산 도심의 아파트 단지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올해 부산에서는 재송동 르엘 리버파크 센텀과 사직동 힐스테이트 아시아드 등 21개 단지에서 1만 5000여 세대가 분양을 예고하며 실수요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치솟는 분양가에 탄핵 정국으로 매수 심리마저 꽁꽁 얼어붙고 있어 지난해 처참했던 분양 성적표가 되풀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2일 아파트 거래 플랫폼 부동산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부산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모두 1만 5688세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분양한 1만 3706세대에 비해 2000세대가량 많지만, 2023년 2만 973세대에 비하면 5000세대 정도 적다. 부산은 최근 10년간 평균적으로 2만 세대 안팎의 분양 물량을 유지했기에 올해는 분양 건수가 다소 작다고 볼 수 있다.

분양이 예고된 21개 아파트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단지는 2070세대 규모의 르엘 리버파크 센텀이다. 옛 한진 컨테이너 야적장(CY) 부지에 최고 67층 높이로 들어서 부산지역 분양 최대어로 꼽히는 이 아파트는 당초 작년 연말 분양을 예고했지만 오는 2월로 분양 시기를 늦췄다. 현재 모델하우스는 완성된 상태이나 탄핵 정국으로 위축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시행사가 올봄 이후로 분양 시점을 늦출 가능성도 있다.

오는 4월에는 1370세대 규모의 에코델타시티 11블록의 분양이 예정돼 있으며, 5월에는 동래구 사직1-6구역 재건축 사업으로 추진되는 1058세대 규모의 힐스테이트 아시아드도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올해 10월께는 부산진구 전포동에 924세대 규모의 전포 푸르지오도 분양할 가능성이 있다. 주상복합으로 추진될 전망인 이 단지는 NC백화점 서면점이 있던 상권의 요지라 이목이 집중된다. 12월에는 안락1구역 재건축 사업으로 건립되는 1481세대 규모의 안락푸르지오도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에코델타시티금호아테라(1055세대)와 힐스테이트아이코닉(1511세대), 가야역롯데캐슬스카이엘(725세대) 등도 대단지로 손꼽히며 올해 분양을 예고하고는 있으나 분양 시점을 확정하지는 않았다.

올해 분양 예정 물량을 구·군별로 살펴보면 강서구가 4503세대로 가장 많고 부산진구(3647세대), 동래구(3376세대)가 뒤를 이었다.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수영구와 남구의 경우 분양 물량이 1건도 없었고 해운대구 역시 르엘 리버파크 센텀의 2070세대가 전부다.

이 같은 추세가 ‘공급 절벽’과 연결된다면 시장이 요동칠 수도 있다. 올해 입주 예정인 부산의 신축 아파트는 9110세대로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해운대구와 수영구, 동래구, 남구 등에서는 입주 예정 물량이 한 건도 없는 실정이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부동산 침체기에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탄핵 정국마저 덮쳐 아파트 매매 심리가 꽁꽁 얼어 붙었다”며 “올 상반기에는 전셋값이 오르는 형태로 부산 부동산 시장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고 분양이나 매매 시장이 활발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부산에서 분양한 여러 아파트 단지는 1순위 청약 경쟁률이 1 대 1을 넘지 못할 정도로 성적표가 처참했다. 그나마 드파인 광안(13.1 대 1)과 양정 롯데캐슬 프론티엘(7.9 대 1)이 선방했지만 이조차도 예년에 비해 저조한 결과다. 특히 고분양가 전략을 취했던 일부 단지는 미분양 적체가 심각했다.

이 대표는 “원자잿값 상승으로 건설사들은 공사비를 올릴 수밖에 없는데 실수요자들은 여전히 분양가가 기댓값보다 현저히 높게 책정됐다고 평가한다”며 “경기 침체와 정치적 혼란이 한동안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 분양시장도 지난해처럼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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