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 2025-01-03 13:55:19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공조수사본부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5시간 30분 만에 중단했다. 공수처와 공조본은 대통령경호처의 완강한 경호벽을 뚫지 못하고 윤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공수처와 공조본은 3일 오후 1시 30분께 입장문을 내고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중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공수처와 공조본은 윤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바로 앞까지 도착했으나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 등 경호처 관계자의 마지막 방어선을 뚫지 못하고 물러섰다. 윤 대통령의 체포를 위해 현장에 투입된 공수처 인력 30여 명과 공조본 인력 100여 명은 오후 1시 40분께 대통령 관저에서 물러나 언덕을 따라 내려왔다.
앞서 공수처와 공조본은 3일 오전 8시 4분께 대통령경호처가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열고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관저로 걸어서 향했다. 공수처와 공조본의 협조 요청에 대통령경호실과 경찰이 응하자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대통령경호처와 군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55경비단은 미니버스와 군용 차량 1대를 동원해 공수처와 공조본 수사관들을 다시 막았다. 이 과정에서 공수처·공조본과 경호처·군 간의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대환 공수처 수사3부장검사를 대표로 한 공수처·공조본 관계자들은 오전 10시께 경호처가 설치한 2선 방어선을 뚫고 윤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관저 건물 바로 앞에 도착했다. 공수처는 박종준 경호처장에게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제시했다 하지만 박 처장은 경호법과 경호구역을 이유로 수색을 허용하지 않았다.
공수처·공조본과 경호처의 관저 건물 앞 대치는 3시간 30분 가량 이어졌다. 하지만 공수처·공조본은 오후 1시 30분께 체포영장 집행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중지했다. 이대환 수사3부장 등은 윤 대통령을 체포하지 못한 채 1선 방어선이 있던 관저 입구로 내려왔다.
앞서 공수처는 이날 오전 6시 10분께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 사무실을 출발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로 검사와 수사관 등 30여 명을 차량 5대를 이용해 보냈다. 하지만 5시간여 만인 오후 1시 30분께 체포영장을 집행하지 못한 채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