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2025-04-08 16:40:16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임자 2명으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대행의 지명 결정을 “내란 동조 세력의 헌재 장악 시도”라고 명명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한 대행은 이날 오는 18일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재판관 후임으로 이 처장과 함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아울러 국회가 추천했지만 국민의힘 반발로 임명을 보류해 왔던 마은혁 헌법재판관, 대법원장 제청과 국회 동의 과정을 거친 마용주 대법관도 함께 임명했다.
이날 국무회의에 앞서 한 대행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사심 없이 오로지 나라를 위해 슬기로운 결정을 내리고자 최선을 다했다”며 “제 결정의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날 한 권한대행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지명에 대해 “명백한 위헌으로 강력히 대응하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특히 한 대행이 지명한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중 이인규 처장이 포함된 것을 두고 ‘내란 지속 선언’이라고 규정했다. 이 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측근으로 꼽힌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한 대행이 위헌적으로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이 두 사람에 대한 지명은 원천 무효”라며 “내란 동조 세력의 헌재 장악 시도로, (한 대행의 임명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 및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률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한 총리에게 그런 권한이 없다. 오버하신 것 같다”며 “자신이 대통령이 된 것으로 착각한 것 같다. 토끼가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고 호랑이가 되는 건 아니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 대행의 결정을 두고 “용단”이라며 높게 평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한 대행이 공석이 되는 두 명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며 “민주당은 자신들 후보만 임명하려고 하지 말고 한 대행이 지명한 두 명에 대해서도 빠른 시간 안에 인사청문회를 열어서 국회 의견을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