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전쟁’에 요동치는 한국 금융시장 [미국 ‘상호 관세’ 발효]

원달러 환율 16년 만에 최고치
코스피 지수도 2300선 붕괴
국제 유가, 4년 만에 최저치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2025-04-09 18:32:16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와 함께 코스피 2300선이 무너진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각종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와 함께 코스피 2300선이 무너진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각종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의 후폭풍으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고, 코스피도 1년 5개월 만에 2300선을 내줬다. 특히 관세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여 한동안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10.9원 오른 1484.1원을 기록했다. 이는 종가 기준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치다. 환율은 전날보다 10.8원 오른 1484.0원으로 출발한 뒤 9시 10분께 1487.6원까지 올랐다. 이후 1476.9원까지 반락했지만, 미국 상호 관세가 정식으로 발효된 오후 1시께 다시 1487원 선까지 반등한 뒤 내내 1480원대에서 움직였다.

미국 상호 관세가 발효되고 미국과 중국 간 관세 갈등이 고조되면서 시장에는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했다. 미국은 이날부터 중국에 104%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중국도 맞대응에 나서는 등 물러서지 않으면서 양국 간 관세 갈등은 점차 격화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조만간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B국민은행 이민혁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글로벌 통상 환경 불확실성에 환율이 1500원을 상회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도 “미중 합의 소식이나 대화 모드 전환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는 환율 천장이 열려 있다”고 내다봤다.

증시도 크게 흔들렸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40.53포인트(1.74%) 하락한 2293.7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9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300선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3년 10월 31일 이후 약 1년 5개월 만이다.

지수는 전장 대비 4.24포인트(0.18%) 내린 2329.99로 출발한 뒤 오전에는 2320선 인근에서 등락했으나 상호 관세 발효 시점인 오후 1시를 기해 2300선 아래로 밀려났다. 국제유가 또한 경기 침체 우려가 부상하면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8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전장 대비 2.22% 하락한 59.10달러를 기록했다. WTI 선물 가격은 팬데믹 시기인 2021년 4월 이후 4년 만에 배럴당 60달러선 밑으로 내려갔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가 보복 관세를 불러오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함께 원유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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