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우 기자 leo@busan.com | 2025-05-01 17:45:47
2025 프로야구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실질적 에이스 노릇을 하는 박세웅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개인 한 시즌 최다승 달성은 물론 프로야구 다승왕도 노려볼 만한 상황이다.
박세웅은 지난달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정규시즌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투수로 나서 5이닝 6안타 3실점(2자책)을 기록하면서 팀의 10-9 승리를 이끌어 승리투수가 됐다.
박세웅은 올 시즌 7경기에 등판했는데 벌써 6승(1패)째를 따냈다. 원정 개막 2차전이던 LG 트윈스와의 첫 등판 경기에서 5이닝 4실점으로 부진해 패전투수가 됐을 뿐 나머지 6경기에서는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롯데는 이날까지 18승을 따냈는데 박세웅 혼자 3분의 1을 차지한 것이다.
박세웅은 폰세(한화 이글스·5승)를 제치고 다승 1위에 올랐고, 평균자책점은 2.95를 기록해 공동 13위를 기록했다. 또 42와 3분의 2이닝을 던져 최다 투구이닝 공동 4위, 탈삼진 53개로 이 부문 3위에도 이름을 올렸다.
박세웅의 올 시즌 6승 달성 속도는 매우 빠르다. 연도별로 6승 달성 날짜를 보면 2016년 6월 19일, 2017년 5월 30일, 2020년 8월 14일, 2021년 8월 23일, 2022년 7월 10일, 2023년 9월 9일, 2024년 6월 27일이었다. 올해는 4월 30일에 여섯 번째 승리를 챙겼으니 예년보다 최소 한 달에서 다섯 달이나 빠른 셈이다.
박세웅이 초반 기세를 계속 이어간다면 2022년(10승 11패) 이후 3년 만의 두 자릿수 승수 복귀는 물론 2017년 달성한 개인 최다승(12승 6패) 초과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계산하면 20승도 따낼 수 있다. 벌써부터 2009년 조정훈(14승) 이후 16년 만의 롯데 다승왕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물론 앞으로 문제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점은 체력이다. 박세웅은 올해 경기당 6이닝을 던졌는데 후반기에도 계속 체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 이닝당 출루허용 주자가 1.22명으로 전체 19위에 그쳤고, 피안타율도 0.233으로 전체 17위에 머물렀다. 승수가 많기는 하지만 압도적인 구위는 아니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올해 박세웅이 등판한 경기에서 롯데 타자들의 득점이 많았다는 점도 그로서는 행운이었다. 롯데 타선은 동반 부진 상태에 빠졌던 3월 박세웅이 등판한 두 경기에서는 3점밖에 못 뽑았지만, 상승세를 탄 4월에는 그가 나온 5경기에서 35점을 올렸다. 경기를 냉정히 살펴보면 타선 지원이 2~3승 정도를 더 올려준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30일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사실 내용적으로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박세웅도 이 사실을 깨닫고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 글러브로 얼굴을 가린 채 소리를 지를 정도였다. 앞으로 등판 횟수가 많아질수록 이런 경기가 더 늘어날 가능성은 크다.
박세웅은 30일 키움전을 마친 뒤 “다승 1위는 지금 시점에서 중요하지 않다. 지금까지는 타자들의 도움으로 승리를 많이 챙길 수 있었다”면서 “오늘 경기는 올 시즌 들어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다. 제구와 경기 운영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다음 경기에서는 제구와 경기 운영에 있어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