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우 기자 leo@busan.com | 2025-06-15 17:44:43
롯데 자이언츠가 구단 역사상 ‘전반기 최다승’ 신기록을 세웠다.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올해 롯데는 봄에만 반짝하고 마는 ‘봄데’가 아니라 ‘가을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중요한 기록임에는 틀림없다.
롯데는 지난 14일 인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SGG 랜더스 전에서 4-2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롯데의 올 시즌 중간 전적은 37승 3무 29패가 됐다. 승률은 0.561. 한 시즌 144경기를 치르는 올해 전반기 반환점은 72경기다. 롯데는 3경기를 남겨두고 있으니 최소한 전반기에 37승은 거둔 셈이다.
‘37’이라는 숫자가 가지는 의미는 롯데가 1982년 창단한 이래 올해까지 44번의 시즌 중에서 전반기 최다승 신기록이라는 점이다.
종전 최다승은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했던 1999년 드림리그 전기리그 1위를 차지하면서 기록한 36승 4무 21패. 승률은 0.632였다. 이해에는 1년간 132경기를 치러 절반은 61경기였다.
롯데는 2023년에도 36승을 기록한 적이 있다. 144경기를 치른 그해 롯데의 72경기 성적은 36승 36패, 승률은 딱 5할이었다.
롯데의 37승은 지난해 같은 기간(29승 36패·7위)과 비교할 경우 8승이나 많다. 롯데가 승수가 패수보다 많은 상태에서 전반기를 마친 것은 2014년(29승 1무 27패·5위) 이후 11년 만이다.
롯데가 승률에서는 1999년에 못 미치지만 최다승을 거뒀다는 점에서는 높은 평가를 해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앞으로 남은 3경기에서 다 이긴다면 사상 최초로 전반기 40승 고지에도 오를 수 있다.
롯데는 전반기 3경기를 남겨 놓은 15일 현재 10개 팀 가운데 3위에 올랐다. 이 순위는 126경기를 치른 2008년 34승 29패로 3위를 차지한 이래 15년 만에 최고 순위다.
전반기에 승수를 많이 쌓으면 후반기에 다소 여유를 가지고 레이스를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롯데처럼 투수력보다 타력으로 승부하는 팀에게는 더욱 그렇다.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기에 타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롯데는 15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4.87로 10개 팀 가운데 키움 히어로즈(5.62)에만 앞선 채 9위를 기록했다. 실점도 360점으로 키움(441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반면 팀 타율은 0.287로 2위 LG 트윈스(0.265)에 무려 2푼2리나 앞선 채 1위로 질주하고 있다. 다만 홈런(41개)이 적은 탓에 득점(355점) 순위는 3위에 불과하다. 김태형 감독은 “올해는 졌다 싶은 경기에서 선수들이 막판에 뒤집는 경기가 꽤 있다. 전체적으로 타율이 좋고, 나름대로 잔뼈가 굵은 선수들이 잘해준다. 힘든 경기를 많이 해서 피로도는 높지만 3위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