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2025-05-08 18:35:09
6·3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연일 쏟아지는 각종 여론조사는 민심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부산일보〉는 한 주간 구글 등 주요 온라인 포털사이트 검색량과 그 주의 이슈를 연계해 분석하는 기사를 매주 금요일 4회에 걸쳐 보도함으로써 여론조사가 담지 못한 민심의 향배를 엿본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와 당 지도부가 단일화 문제로 내홍을 겪으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사법 리스크는 온라인상 시민들의 관심도에서 멀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에 대한 온라인상 관심도는 김 후보에 상대적으로 집중돼 있었다. 단일화의 주도권이 김 후보에 넘어가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또한 후보들 관련 검색어에 공약은 오르지도 못하면서 정책 실종 대선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주일 동안 민주당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 후보, 무소속 한 후보의 구글 웹 검색량 추이를 살펴보면, 이 후보는 대법원이 유죄 취지 파기환송 선고가 내려진 1일 검색량 수치 100을 기록했지만,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출된 3일에는 26, 파기환송심 재판이 6월 이후로 연기 결정된 7일에는 23까지 떨어졌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 당시 최고 수치를 기록했던 이 후보의 온라인 관심도가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진 것이다.
온라인 검색 수치가 떨어진 이러한 결과는 역설적으로 이 후보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파기환송 선고 이후 온라인 상 이 후보에 대한 정보는 사법 리스크 등 부정적 내용이 다수이다. 사실상 부정적 정보에 대한 검색이 줄었다는 것은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가 시간이 흐를수록 증폭한 것이 아니라 사그라들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서 연일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를 겨냥해 공세를 펼쳤지만 정작 국민의힘 지도부와 김 후보 간 내용 때문에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김 후보의 경우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된 지난 3일 검색량 수치 35로 다른 후보들에 비해 높은 웹 검색량을 기록했다. 이후 4일과 5일에는 13, 14로 관심도가 떨어졌다가 한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6일엔 21로 반등했다. 한 후보는 국무총리 자리에서 물러난 1일 20, 대선 출마 선언한 2일 21로 고점을 기록했으나 4일부턴 검색량에서 김 후보에도 못 미치고 있다. 유튜브 검색량 추이에서도 한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을 한 2일 이후 유튜브 검색량이 6~11 수준으로 타 후보와 비교해 크게 낮았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 이후 당 지도부와 단일화 마찰 등으로 여론의 관심을 모았지만, 한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이후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러한 사정이 온라인 검색량 수치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도 한 후보가 스스로 정치적 메시지를 내지 못한 채 국민의힘 지도부에 기대고 있단 지적이 많았다.
주목되는 부분은 김 후보 관련 급상승 검색어다. 김 후보 관련 급상승 검색어로 ‘권성동 반말’과 ‘권성동’이 상위 검색어를 차지했다. ‘권성동 반말’은 지난 4일 김 후보가 인사차 당을 찾았을 때 권성동 원내대표가 김 후보에게 반말하며 무례하게 대했다는 것이다. 유튜브에도 관련 영상이 잦은 횟수로 올라오고 있다.
이러한 검색 경향은 최근 김 후보가 당 지도부로부터 핍박받고 있다는 식의 ‘언더독’ 여론전을 펼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김 후보의 ‘변심’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가 너무했다’는 여론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김 후보는 8일 “정당한 절차와 정당한 경선을 거쳐 선출된 후보를 당의 몇몇 지도부가 끌어내리려는 해당 행위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극우 유튜브에서도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 후보와 한 후보 모두 사실상 마지막 정치 행보라 양보 대신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구글트렌드 통계는 특정 기간 특정 키워드의 검색량을 1~100 사이로 수치화해 보여주는 빅데이터 서비스다. 검색량이 많아질수록 상대적 수치도 증가해 키워드에 대한 온라인상 관심도를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