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31일 한미 무역 협상 타결에도 불구하고 7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9.03포인트(0.28%) 내린 3245.44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21.31포인트(0.65%) 오른 3275.78로 출발해 장 초반 3,288.26까지 올라 연고점을 경신했으나 이내 상승폭을 줄이다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3.9원 오른 1387.0원을 나타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7052억 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으며,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2235억 원, 3444억 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날 국내 증시는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약 487조 원)를 투자하고, 미국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방향으로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된 가운데 장 초반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코스피가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올라 한미 협상 타결 기대를 선반영한 온 만큼 장중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오름폭을 줄였다.
또 한국의 대미 투자금이 국내총생산(GDP) 고려 시 일본 등 주요국보다 많아 재정 부담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 데다, 철강 제품이 관세 인하 품목에서 제외되고 자동차 관세도 미국에 자동차를 무관세로 수출해 온 한국이 2.5%의 관세를 적용받던 일본, 유럽연합(EU)과 같은 관세율을 부담해야 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일부 실망 매물이 출회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관세 정책에 대해 관망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뉴욕증시가 대체로 약세 마감한 점도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1.65%)가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6개 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나흘 만에 하락 전환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2.67%), 삼성바이오로직스(-2.82%), KB금융(-1.68%) 등도 내렸다. 현대차(-4.48%), 기아(-7.34%) 등 자동차주와 하이스틸(-12.63%), 휴스틸(-4.37%) 등 철강주도 관세 협상 결과에 대한 실망감에 하락했다.
반면 한미 협상 수혜 기대에 한화오션(13.43%), HD현대중공업(4.14%) 등 조선주는 올랐다. 장중 100만 원을 넘어서며 ‘황제주’에 등극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4%)는 장중 상승폭을 줄여 마감가 기준으로는 100만 원을 내줬다.
업종별로 보면 유통(-2.50%), 화학(-1.21%), 제약(-1.81%) 등이 내렸으며, 오락문화(2.53%), 건설(1.27%) 등은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57포인트(0.20%) 오른 805.24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2.54포인트(0.32%) 오른 806.21로 출발해 한때 하락하기도 했으나 다시 상승 전환했다.
코스닥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96억 원, 271억 원 순매수했으며, 기관은 282억 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