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2025-09-03 16:19:53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책임은 자신이 지겠다며 군인들에 대한 수사와 재판 중단을 요구했다. 재구속 이후 윤 전 대통령이 옥중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일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공지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이 전날 변호인인 송진호 변호사와의 접견 때 “더 이상 군인들과 군에 대한 탄압을 멈추고, 모든 책임은 군 통수권자였던 내게 물어라”며 “군인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멈추고 기소된 군인들에 대해서는 공소취소하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변호인단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에 참여했던 군인과 그 가족들을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다”고 송 변호사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특검 수사에 반발하는 극우·보수 기독교 세력에 소구하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송 변호사는 “(접견을) 갈 때마다 특히 계엄작전을 수행한 군인들에 대한 걱정의 말씀을 많이 하신다”고 전했다. 이어 “비무장으로 2시간도 안 되는 시간에 상관의 명령에 따라 기동하였을 뿐인 군인들을 내란 세력으로 몰고 있는 반국가세력에 울분을 참을 수 없으시다고 늘 말씀하신다”고 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직권남용 혐의로 내란 특검에 재구속된 지난 7월 21일에도 “말도 안 되는 정치적 탄압은 저 하나로 족하다”는 입장을 냈다. 윤 전 대통령은 “저에 대한 정치적 탄압을 넘어서 죄 없는 사람들까지 고통을 받고 있다”며 “상급자의 정당한 명령에 따랐던 많은 군인들과 공직자들이 특검과 법정에 불려 나와 고초를 겪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평생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이들의 명예를 더럽히고 그들의 삶을 훼손하는 부당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한 바 있다.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은 법원 재판에 불출석하고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도 불응하고 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을 비롯해 비상계엄에 직접 가담한 군경 수뇌부도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특검은 내란 이외에 북한 도발을 유도해 계엄의 명분을 만들려 했다는 외환 혐의와 관련해서도 군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