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 2025-09-11 07:00:00
부산 바이오 산업의 가능성을 보고 중국에서 100억 원대 투자를 유치하거나 아예 부산으로 본사를 옮기는 기업이 잇따르는 등 바이오 기업들의 부산행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11개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재풀과 대학병원이 몰려 있는 산업 인프라에 더해 부산시의 바이오 산업 육성 의지 등에 이끌려 부산을 주요 사업 근거지로 선택하고 있다.
■본사도 이전, 향토 기업도 투자
부산시는 지난 8일 중국 상하이에서 글로벌 바이오 기업 티오비, 티오비의 투자기업인 (주)케이셀바이오사이언스와 3자 간 투자유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티오비가 투자를 진행해 부산에 설립한 기업이 바로 케이셀바이오사이언스이며, 제조공장은 부산 기장군에 건립이 진행 중이다.
케이셀바이오사이언스는 182억 원을 투자해 세포배양배지 국산화와 함께 국내 바이오산업 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배지란 세포의 먹이를 뜻하며 항체와 세포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 생산과 육류를 대체하는 배양육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필수적인 원료로 구분된다.
케이셀바이오사이언스뿐만 아니다. 부산시는 최근 바이오 기업들의 투자를 잇따라 유치하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바이오 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R&D센터가 지난해 11월부터 본격 운영되며 바이오 업계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본사를 아예 이전한 기업도 여럿 있다. 스마일에프앤디(주)는 180억 원을 투자해 분리되어 있던 양산과 정관 공장을 통합한 최신 대규모 바이오 제조시설을 구축한다. 특히 부산에서는 신규사업으로 오메가3 원료의약품 제조공장을 신설하여 부산을 대표하는 제약바이오기업으로의 성장을 목표로 세웠다. (주)심플플래닛은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포농업 기술 기반의 기능성 미래식품 원료를 개발하는 바이오 푸드테크 기업이다. 최근 글로벌 대체 단백질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 기업은 부산으로 본사 이전을 결정해 1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역 내에서 성장한 기업들의 투자도 잇따른다. 1976년 부산에서 창립한 대우제약 역시 지난 6월 500억 원을 투자해 안과 점안제 전문 생산기지를 대폭 확장하기로 했다.
■바이오 인프라 튼튼한 부산
바이오 기업들이 부산으로 몰려드는 배경은 대학과 인프라다. 부산에는 11개 대학, 34개 학과에서 바이오 관련 인력이 양산되고 있지만 일자리 부족으로 석·박사급 인원들이 수도권이나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상황이었다. 반대로 생각하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인력을 쉽게 수급할 수 있는 장소가 부산이었던 셈이다. 실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5년간 석박사 인원을 포함한 R&D 전담 인력을 110명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인데 총고용의 50% 이상을 지역 인재로 채용한다.
본사를 부산으로 옮기기로 협약한 심플플래닛 관계자도 “본사 이전과 투자 결정에는 부산이 글로벌 시장 진출과 국내외 공급망 확장에 유리한 입지를 갖추고 있으며, 우수한 인력 확보가 용이한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대학 병원들도 바이오 기업에는 매력적이다. 4개 대학병원(부산대병원·동아대병원·고신대병원·해운대백병원) 소속 임상 전문의와의 네트워크를 독점적으로 누릴 수 있어 바이오 기업들에 크게 도움이 된다.
부산시 투자유치과 관계자는 “많은 지역 청년들이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수도권으로 가는 형편이었는데 최근 지역에 바이오 기업들의 투자가 늘고 좋은 일자리들이 늘어나며 청년 유출을 막는 방패 역할을 하고 있다”며 “부산시도 바이오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2028년까지 6000억 원을 투자해 바이오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