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 2025-11-04 07:05:07
				
				운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부상 환자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일반인들은 통증이 생기면 운동을 완전히 포기하거나 반대로 무리하게 계속하다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박원욱병원 김효종 원장은 “단순히 ‘쉬는 것’보다 ‘어떻게 쉬는가’를 아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박원욱병원 제공
				
			최근 ‘운동러’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러닝, 헬스, 필라테스 등 운동을 즐기는 일반인이 늘고 있다. 하지만 운동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부상 환자도 늘고 있다. 일반인들은 통증이 생기면 운동을 완전히 포기하거나 반대로 무리하게 계속하다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전문 선수들 역시 “멈추면 모든 걸 잃는다”는 압박에 생명을 걸고 운동하곤 한다. 이에 박원욱병원의 ‘쉬는 법을 가르치는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박원욱병원 김효종 원장은 “단순히 ‘쉬는 것’보다 ‘어떻게 쉬는가’를 아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능동적 휴식’이 핵심
무릎, 발목, 허리, 어깨 등 부위는 다르지만 잘못된 자세나 과한 운동 강도로 인한 근골격계 손상이 대표적인 부상으로 꼽힌다. 러너에게는 무릎 관절염이나 장경인대증후군, 아킬레스건염이 잦다. 중량 운동을 하는 이들은 어깨 충돌 증후군이나 허리디스크, 필라테스하는 이는 손목과 허리 통증을 흔히 겪는다.
환자 상당수는 부상을 입은 뒤 “쉬라”는 말을 들으면 ‘그냥 쉬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회복 과정의 휴식은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 휴식(active rest)’이 돼야 한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아픈 부위는 쉬게 하되 주변 근육은 유지시키고 관절의 가동 범위는 살리며, 혈류와 호흡을 안정시키는 방식이다. 강도와 난이도를 단계적으로 조절하며 회복을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 원장은 5단계로 나눠 접근한다. 1단계는 통증 관리와 가벼운 가동 범위 회복이다. 통증을 3점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가 된다. 2단계에서는 근력 유지 운동을 시작하며, 좌우 근력 차이를 10% 이내로 맞춘다. 3단계에 들어서면 종목 특화 동작을 연습하되, 통증 재발이 없는지 확인한다. 4단계에서는 부분 복귀를 시도하며 하루 후 컨디션 회복 여부를 점검한다. 완전 복귀의 마지막 5단계는 경기력이 90% 이상 회복되었을 때 이뤄진다. 부상을 조절의 문제로 보는 한편 '언제 다시 운동해도 되는 상태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 원장은 “쉬는 법을 배우면 ‘못하는 날에도 할 수 있는 운동이 있고, 운동을 쉬는 것도 운동의 일부’라는 감각을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인에게도 필요한 ‘스포츠 재활’
스포츠 재활은 흔히 선수들만 받는 치료로 여겨지지만, 사실상 ‘움직임을 회복시키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일반인에게도 적용 가능하다. 허리 통증이 있는 노인, 무릎이 아프지만 등산이 취미인 직장인, 어깨 충돌 증후군이 있는 주부들도 스포츠 재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스포츠 재활이 선수에게 있어서는 경기 복귀(Return to Play)가 핵심이라면 일반인에게 있어서는 일상과 취미 활동으로의 복귀(Return to Life)를 의미하는 것이다. 김 원장은 “스포츠 재활은 통증을 없애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다시 움직이게 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박원욱병원 지하 1층에 마련된 스포츠 재활센터는 각종 운동기구와 함께 신체 부하가 덜한 상태로 움직일 수 있는 인조 잔디, 마사지 시설이 갖춰져 있다. 센터는 물리·도수치료는 물론 주로 사용하는 관절의 가동 범위 향상과 신경근 조절 능력 향상, 근육·근력 강화 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회복 단계별 운동 계획과 재활 방향을 세분해 조정하는데, 이 같은 통합적 접근은 단순히 ‘통증 없는 상태’가 아니라 ‘부상 전보다 더 효율적인 움직임’을 목표로 한다. 김 원장은 “빠르고 효율적인 복귀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각 분야 전문가들이 협력해 검진 결과와 의학적 지식을 재활 운동 계획과 적극 연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꿈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재활
성공적인 재활을 위해서는 먼저 목표를 이해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통증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지를 함께 보는 과정이기도 하다. 부상을 입은 무용 입시생에게 “무용을 하지 말라”는 말은 치료가 아니라 단절이 되는 이치다. 몸의 기능을 이해시키는 교육 또한 중요하다. 부상은 ‘실패가 아니라 조정의 시기’이고, 회복은 ‘멈춤이 아니라 준비’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당장은 완전한 동작이 어렵지만 단계별로 복귀할 수 있다는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우선이다.
선수나 입시생의 경우 의사와 트레이너, 지도자가 함께 걷는 ‘팀 연결’도 중요한 요소다. 의사는 부상을 평가하고 계획을 만들며, 트레이너는 그 계획을 운동으로 구현한다. 지도자는 훈련 강도와 무대를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이 연결되었을 때 선수는 꿈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 연결되지 않은 치료는 ‘명령’이 되지만, 연결된 치료는 ‘동행’이 된다. 김 원장은 “운동을 오래 지속하는 힘은 쉬는 법을 아는 데서 나온다”며 “회복은 단순한 중단이 아니라 다음을 위한 설계며, 쉬는 법을 아는 사람이 결국 다시 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운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부상 환자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일반인들은 통증이 생기면 운동을 완전히 포기하거나 반대로 무리하게 계속하다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박원욱병원 김효종 원장은 “단순히 ‘쉬는 것’보다 ‘어떻게 쉬는가’를 아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박원욱병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