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2025-11-25 21:00:00
가덕신공항 개항 일정이 6년이나 늦춰지면서 그새 인천공항 확장과 대구경북신공항 개항이 이뤄질 전망이다. 부산 강서구 가덕도 전경(위)과 인천국제공항. 김경현 기자 view@·연합뉴스
정부가 가덕신공항 개항 일정을 2035년으로 크게 늦추면서 그 사이 인천공항 5단계 확장 사업이 새로 진행되고, 대구경북신공항 개항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들 공항과는 노선 유치 등에서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덕신공항 개항 지연이 공항 경쟁력을 높이는 데 부정적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다음 달 고시할 ‘제7차 공항 개발 종합계획(2026~2030)’에 인천공항 5단계 확장 사업을 추가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이미 지난해 12월 제2여객터미널이 완전히 준공됐다. 이 사업은 4단계 확장 사업으로 2017년 시작됐으며 제4활주로와 계류장 75곳을 신설하고, 제2여객터미널을 확장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연간 여객 1억 600만 명(기존 77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게 됐고 화물 처리 능력도 630만t까지 증설됐다.
인천공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제5활주로와 제3여객터미널, 계류장, 주차장 등을 추가로 건설하는 5단계 확장사업을 허가해 달라고 국토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 사업 자체만 해도 가덕신공항 규모를 넘어선다.
인천공항공사는 현재 공항의 승객 수용량이 1억 600만 명인데, 2033년이면 항공 수요가 다시 이를 초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토부는 확장 사업을 고려하지 않았으나 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와 광역교통망, 신도시 건설, 신규 주택공급 등 정부가 수도권에 모든 자원을 쏟아붓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5단계 확장 사업에 대해서도 필요성을 인정하고 나설 수 있는 분위기다. 인천공항공사는 현재 5단계 확장 사업 마스터플랜 용역을 진행 중에 있고 5단계 건설 추진을 담당하는 직원도 두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은 지방 공항과의 경쟁관계가 아닌 데다, 세계 주요 대형 공항도 확장을 계속 하는 마당에 인천공항만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인천시도 △인천공항~오송~부산 △인천공항~오송~익산~목포 등 제2공항철도 용역도 진행하면서 이를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12월 고시)에 포함시켜 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지방 승객을 다 데리고 오겠다는 심산이다.
대구경북신공항 역시 원래 개항 목표는 2030년이었으나 최근 대구시가 ‘조금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건설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재원 조달이 쉽지 않은 형국이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금 조달 문제에 대한 공약 등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2035년 이전에 충분히 개항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가덕신공항보다 추진 시점이 늦은 대구경북신공항은 자금 조달 문제만 해결되면 완공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 이에 가덕신공항이 정부 발표대로 2035년에 개항된다면 인프라나 이용객 이용성 측면 등에서 인천공항과 대구경북신공항 등과의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가덕신공항 개항이 2035년으로 밀리면서 공항 건설의 ‘골든타임’은 이미 놓쳐 버렸다”며 “가덕신공항이 하루라도 빨리 개항해 지역에 국제선 노선을 유치해야 하는 마당에 2035년 개항은 남 좋은 일만 시킨 꼴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