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2025-11-26 11:45:17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월 2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재부 기자실에서 열린 외환시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정부가 최근 높은 원달러 환율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세계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연금 뉴 프레임워크 구축’ 논의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환율 상승을 막기 위해 국민연금을 동원하려는 목적은 결코 아니라고 주장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26일 기획재정부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국민연금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연금 뉴 프레임워크 구축’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이 논의는 환율 상승에 대한 일시적 방편으로 연금을 동원하기 위한 목적이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이런 말이 나온데는 국민연금을 동원해 환율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이는 국민연금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여론 때문이다.
또 구 부총리는 최근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기재부·복지부·한은·국민연금이 4자 협의체를 구성한 데 대해 “국민연금 개혁 이후, 기금 적자전환 시점과 축소 시기가 미뤄진 점은 매우 좋은 일이지만, 이에 따라 기금 최대 규모가 3600조 원 이상(기존 1882조 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 경제·금융시장이 확대되는 연금의 규모를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확대 과정에서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 확대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기금 규모는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50%를 넘고 있고 보유한 해외자산도 외환보유액(4288억 달러)보다 많은 상황”이라며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단기에 집중되면서 물가 상승, 구매력 약화에 따른 실질소득 저하로 이어질 경우, 지금 당장의 국민경제·민생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로 평가되는 기금수익 특성상, 안정적 외환시장 상황이 수익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인데, 단기적으로 비중 증가·감소폭이 크다면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울 우려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기금 회수기(2054년 이후) 평가이익이 실현되는 과정에서 대규모 해외자산 매각에 따른 환율 하락으로 연금 재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4자 협의체는 국민연금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연금 뉴 프레임워크 구축’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며 “이 논의는 환율 상승에 대한 일시적 방편으로 연금을 동원하기 위한 목적이 전혀 아니며, 기금 수익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장기적으로 연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근본적 대안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앞으로 4개 기관 협의체를 통해 단기적으로 현 제도 하에 할 수 있는 것과 중장기 제도 방안을 모두 논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