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첫 국산 이지스함 한화오션이 만든다

7.8조 원 한국형 차기 구축함 프로젝트
방사청,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본 계약
총액 8379억 원, 2032년 선도함 인도
후속함은 2028년 말께 발주 개시 예상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2026-08-02 15:02:48

한국형 차기구축함 조감도. 부산일보DB 한국형 차기구축함 조감도. 부산일보DB

한화오션이 대한민국 해군 미래 전략 자산이 될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프로젝트 첫 단추를 끼운다. HD현대중공업과의 지난했던 수주전을 뒤로하고 2032년 선도함 전력화를 목표로 본격적인 건조 단계에 들어갔다.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31일 한화오션과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계약 기간은 2032년 6월 30일까지이며, 계약 총액은 8379억 원이다.

KDDX는 스텔스 기능을 갖춘 최초의 국산 이지스 구축함이다. 핵심 국산화 개발장비 9종을 비롯해 선체부터 이지스 체계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완성한다. 방사청은 7조 8000억 원을 투입해 7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건조할 계획이다. 2032년 선도함을 시작으로 2036년까지 전력화를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후속함 5척은 상세설계 마무리되는 2028년 말부터 발주를 시작한다.

통상 함정 건조는 1단계 개념설계, 2단계 기본설계, 3단계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4단계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한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2023년 12월 기본설계가 완료돼 이듬해 3단계에 착수할 예정이었지만,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둘러싼 논쟁에 하세월 했다.

경쟁입찰이냐, 수의계약이냐에 따라 양사의 유불리가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은 통상 기본설계 업체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까지 맡는 관행과 기술 연속성을 이유로 수의계약을 주장했다. 반면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전력을 근거로 절차적 공정성과 정당성 확보를 위해 이번엔 경쟁입찰을 해야 한다고 맞섰다.

방사청은 지난해 12월, KDDX 방산업체로 지정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지명 경쟁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후 제안서 평가에서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을 0.5867점 차로 앞서면서 승기를 잡았다. HD현대중공업은 기술 능력 평가에서 우위를 점하고도 보안 사고 감점(1.2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리고 결국 뒤집힘 없이 한화오션이 본계약 체결까지 승기를 이어간 것이다.

한국형 차기구축함 조감도. 부산일보DB 한국형 차기구축함 조감도. 부산일보DB

한화오션은 사업이 지연된 만큼,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 함정 적기전력화에 집중한다. 이미 앞선 개념설계 때 통합전기추진체계, 통합마스트, 통합네트워크, 병력절감 자동화 기술 등 KDDX 구현을 위한 핵심기술 기반은 마련한 상태다. 여기에 기본설계를 더해 기술자료와 제작도면 등으로 구체화한 뒤 함정 건조하고 시험평가를 통해 성능까지 검증한다. 이 과정에 가상모형(디지털트윈) 기반 함정 설계·건조 기술 고도화, 5G 기반 유무선 통합통신환경 구축 등 기본설계 이후 발전된 최신 기술 역시 적극 반영한다.

함정 방어와 전투지휘체계도 확 바뀐다. 최근 미국-이란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무인기(드론) 위협이 확대되고, 사이버 공격에 작전망이 마비되는 등 전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에 한화오션은 다층적 대드론 방어와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강화된 사이버 방호, 손상통제 자동화 등을 적용해 2030년대 전장환경에 최적화된 함정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최소 인원으로 조타와 항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함교를 비롯해 전투·통신·기관제어체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네트워크와 함께 병력 감소에 대응해 운용 인력을 줄이는 자동화 기술과 승조원 거주 환경 개선도 병행한다.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김호중 국내영업 담당 상무는 “선도함 사업자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2030년대 대한민국 해군력을 이끌고, K해양방산의 대표 모델이 될 KDDX가 해외 방산시장을 선도할 최고의 구축함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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