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통곡의 벽’ 예타 기준 1000억 원으로 상향된다

여야 정책위, 국가재정법 등 32개 법안 처리 합의
예타 기준 상향 비수도권 인프라 사업 추진 수월
119에 이송 병원 지정 권한, 응급의료법도 처리키로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2026-09-15 16:18:32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정책위의장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민생정책 연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국민의힘 임이자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정책위의장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민생정책 연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국민의힘 임이자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기준금액을 현행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높이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비수도권 지역 각종 인프라 건설의 최대 장벽으로 여겨졌던 예타 조사 기준금액이 상향되면서 관련 사업 추진이 한결 수월해지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정책위의장, 국민의힘 임이자 정책위의장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정책 연석회의에서 여야가 이견이 없는 32개 법안들을 우선 처리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여야는 우선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처리키로 했다. 다른 분야에 비해 사업비가 크게 상승한 SOC 사업을 대상으로 예타 대상을 총사업비 5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높이는 내용이다. 국비는 300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예타 기준 금액은 1999년 예타 제도가 도입된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예산 낭비를 막는다는 취지지만, ‘비용 대비 편익’(B/C), 즉 비용을 들인 만큼 수익이 나느냐를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인구 감소로 허덕이는 비수도권 지자체에는 사업을 시도할 때마다 발목을 잡는 ‘통곡의 벽’으로 불렸다. 이 때문에 기준 금액 변경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선심성 사업·공약을 남발해 재정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수도권 중심 논리에 번번이 개정 노력이 좌절된 바 있다.

여야는 또 ‘응급실 뺑뺑이’를 방지하기 위해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이송 병원 지정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의 응급의료법 개정안 처리에도 합의했다. 법안에는 응급실 의료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면제 규정도 포함됐는데, 이와 관련해선 소관 상임위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추가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의무공개매수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에 관한 법률도 이번에 처리된다. 의무공개매수제도는 특정 인수자가 상장회사 주식의 일정 지분 이상을 매입해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잔여 주식의 공개매수를 의무화하는 제도다.

기존 가업 승계 범위를 제3자 및 인수합병(M&A) 승계까지 확대하는 ‘중소기업 승계 특별법’, 고령자에 특화된 돌봄주택을 추진하는 고령자주택돌봄특별법, 디지털 재난의 신속한 복구와 재발 방지 규정을 담은 ‘디지털 재난·장애 안전관리법’의 정기국회 내 처리에도 합의했다.

이와 함께 여야는 자녀 출산·군복무에 따른 국민연금 혜택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에도 뜻을 모았다. 출산크레딧의 자녀당 인정 기간을 확대하고, 군복무 크레딧도 현행 복무기간 18개월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연금 구조개혁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민간 재건축·재개발 용적률 상향 등과 관련한 도시정비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여야 간 이견이 남아있다. 임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1.2 배까지는 (상향을) 양해하는 것 같고, 우리는 1.3 배를 주장하고 있다”며 "접점이 조절되지 않아서 (양당 정책위부의장단이 참여하는) 책임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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