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최민식 유고집 ‘휴먼 15집’ 연내 출간”

부산근현대역사관 살롱 주최
‘대가의 2세들’ 13일 스타트
최민식 아들 최유진 ‘첫 손님’
“아버지 미발표 사진 정리 중”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2024-04-07 14:58:39

최민식 작가의 ‘부산1985’. 한쪽 팔과 한쪽 다리가 없는 청년이 신문을 배달하고 있다. 부산일보 DB 최민식 작가의 ‘부산1985’. 한쪽 팔과 한쪽 다리가 없는 청년이 신문을 배달하고 있다. 부산일보 DB

한쪽 팔과 한쪽 다리가 없는 청년이 남은 한 팔로 신문꾸러미를 안고 거리를 뛰어다니는 강렬한 느낌의 사진을 기억한다. 사진작가 최민식이 찍은 ‘부산 1985’다. <부산역사문화대전>은 최민식(1928~2013)을 부산 지역에서 활동한 한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정의하고 있다. 그의 활동에 대해 “최민식은 부산에 살면서 자갈치 시장을 주요 작업 무대로 삼았으며, 부산에서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작품 활동을 하였다. 촬영 주요 무대인 자갈치 시장과 거지, 부랑자 등 소외받거나 고통받는 자들의 군상, 인간의 희로애락과 생로병사는 일관된 주제이자 소재였다”라고 묘사한다.


최민식 작가의 30대 시절 모습. 부산근현대역사관 제공 최민식 작가의 30대 시절 모습. 부산근현대역사관 제공

부산근현대역사관이 최민식의 예술 세계가 어떻게 구축되었는지 그의 가족으로부터 직접 듣고 생각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8월까지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후 4시~5시 30분에 열리는 별관 살롱 ‘대가(大家)의 2세들’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한국 근대 문화·예술 분야에서 개척자 역할로 부산을 빛낸 독립운동가·예술가·인간문화재의 후손을 초청해 대가의 공로를 되새기고, 인간적인 면을 접해 보고자 기획됐다.

13일 첫 번째로 만나는 2세인 최유진 씨는 고교 시절까지 야구선수였지만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현재 사진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유진 씨는 중학교 3학년 소풍을 갈 때 아버지에게 카메라를 빌려서 사진을 찍었더니 손수 인화해 주며 “너 사진 잘 찍는구나”라고 했던 말이 평생 잊히지 않는다고 전했다. 유진 씨는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국가기록원에서 돌려받은 원판 필름 10만여 매 가운데 미발표 사진을 추려 올해 안에 휴먼 시리즈 15집 출판을 준비하고 있다. 아버지가 이미 15집 머리말까지 다 준비해 둔 상태에서 돌아가셨다”라고 말했다. 최 작가는 1968년부터 철저하게 인간 중심적인 사진들이 담긴 사진집을 냈는데, 2010년 <휴먼(HUMAN)14>가 마지막이었다. 한편 국가기록원은 최 작가의 사진기록물을 민간 기증기록물 1호로 관리해 왔다.



최민식 작가(오른쪽)와 차남 최유진 씨. 유진 씨가 성인이 된 뒤 단 둘이 찍은 유일한 사진이라고 한다. 최유진 씨 제공 최민식 작가(오른쪽)와 차남 최유진 씨. 유진 씨가 성인이 된 뒤 단 둘이 찍은 유일한 사진이라고 한다. 최유진 씨 제공

끝으로 유진 씨는 “최민식이란 이름 석 자는 아버지이자 스승이며 평생을 존경해 마지않은 예술가의 이름이다”라고 말했다. 13일 행사는 유진 씨가 사진작가 최민식으로부터 일생에 걸쳐 전수받은 사진 작업 방법과 인간을 대하는 태도를 살펴 보고, 그의 언행과 삶의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면모를 만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별관 살롱 ‘대가의 2세들’은 5월 11일 김종식 화가 2세 김헌 △6월 8일 독립운동가이자 예술가 한형석 2세 한종수 △7월 13일 작곡가 금수현 2세 금난새 △ 8월 10일 인간문화재 동해안별신굿 전승자 김석출 2세 김동연 순서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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