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2025-04-28 14:01:26
SK텔레콤이 ‘유심 교체’ 서비스를 28일 시작했으나 곳곳에서 혼란이 발생했다. 대리점에서는 유심을 교체하려는 가입자들이 길게 줄을 서야 했고 교체 예약 서비스는 접속이 지연되는 모습을 보였다. 유심 부족 사태로 인한 2차 혼란의 우려가 높은 가운데 SK텔레콤이 가입자 수를 유지하기 위해 단발성으로 높은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SK텔레콤은 이날 유심 교체를 원하는 가입자가 몰릴 것으로 보고 오전 8시 30분부터 ‘유심 무료 교체 예약 시스템’을 운영했다. 이 서비스는 온라인으로 가입자 인증을 한 뒤 가까운 대리점을 지정해 유심 교체를 예약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예약 서비스는 접속자가 몰리면서 ‘대기 화면’에서 머무는 상황이 반복됐다.
유심 교체 서비스를 진행한 일부 대리점에서는 이날 확보한 유심 물량이 모두 사용돼 교체 서비스가 조기에 중단되는 일도 벌어졌다. 유심 부족 우려는 SK텔레콤이 무료 유심 교체를 선언한 이후 곧바로 제기됐다. SK텔레콤은 현재 약 100만 개의 유심을 보유하고 있으며 5월 말까지 약 500만 개의 유심을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SK텔레콤 이동전화 가입자가 2300만 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유심 부족 사태를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SK텔레콤은 유심 교체를 기다리는 기간에는 먼저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할 것을 권했다. SK텔레콤은 유심보호서비스로 해킹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피해가 발생하면 100% 책임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지난 주말 이동통신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이 ‘번호이동’ 보조금을 일시적으로 상향하는 ‘보조금 대란’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보조금 성지’로 불리는 일부 온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갤럭시 S25 SK 번호이동 대란 소식을 전한다”면서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이슈로 번호이동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데 이 기회를 노려 S25 특가 대란이 터졌다”고 공지했다.
일부 판매점의 경우 휴대전화 단말기 가격을 넘어서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마이너스폰’까지 등장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보조금 대란설과 관련, SK텔레콤이 가입자 이탈에 대비해 타회사 가입자를 끌어오는 ‘번호이동’에 보조금을 집중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보조금 대란은 주말 단발성 지원 정책으로 등장했다가 사라져 28일에는 적용 판매점을 찾기 어려웠다.
SK텔레콤은 보조금 대란설과 관련 “정보 유출 대응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보조금을 확대할 여력이 없다”면서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부 판매자가 보조금 대란 공지를 한 데 대해선 “경쟁사에서 일시적으로 보조금을 올리면서 대응 차원에서 보조금을 지급한 판매자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가 지난해 연말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단통법 폐지 시행은 오는 7월 22일부터다. 이 때문에 7월 이전까지 일시적으로 많은 지원금을 일부 가입자에게 지급할 경우 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