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2025-02-02 10:17:14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예고해왔던대로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3개 국가에 대한 관세는 오는 4일부터 시작된다.
미국에 들어오는 상품에 대한 관세는 미국내 물가를 올리고 경제성장률도 낮출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랐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공약대로 관세부과를 강행한 것이다.
글로벌 통상질서에 큰 충격이 예상되고 한국의 수출전선에도 비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리고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또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와 마약의 미국 유입을 재차 거론한 뒤 “우리는 미국 국민을 보호해야 하며 모두의 안전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 대통령의 의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르면 에너지 제품을 제외한 캐나다의 모든 물품에 4일부터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원유 등 캐나다산 에너지 제품에 대한 관세는 10%다. 행정명령에는 “만약 캐나다가 관세 등으로 미국에 보복하는 경우 관세율을 올리거나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며 ‘보복 조항’도 포함됐다.
또 멕시코에 대해서는 에너지류를 포함해 모든 제품에 25%, 중국에 대해서도 10%의 보편 관세가 각각 4일부터 부과된다.
모든 관세는 기존에 부과된 관세에서 추가되는 개념이다. 그런데 그동안 캐나다와 멕시코의 경우에는 대부분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지 않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들 3개 국가에서 들어오는 제품이 미국 수입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보도했다.
세계은행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트럼프 정부가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다른 나라가 상응 조치를 취할 경우, 올해 경제성장률이 전망치(2.7%)보다 0.3%포인트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이라며 “마약은 단지 구실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많은 대통령이 협상을 끌어내기 위해 관세를 활용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그 자체가 목적이며 그가 협상을 추구하는데 관심이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NBC 방송은 “관세 부과로 자동차, 전자제품, 목재 등의 가격이 상승할 수 있어 경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