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제 혼란 ‘후폭풍’… 가계대출 8개월 만에 늘었다

이달 5대 은행 2.5조 늘어
주택담보대출만 1.5조 증가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2025-04-20 18:08:20

부산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김종진 기자 kjj1761@

주요 은행 가계대출이 이달에만 약 2조 5000억 원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여파로 거래가 증가하며 이에 연관된 주택담보대출 등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정책대출을 제외한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8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1조 50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말(738조 5511억 원)과 비교해 2조 4998억 원 증가했다. 이미 3월 증가 폭(+1조 7992억 원)을 넘어섰으며, 지금 추세대로라면 신학기 이사 수요 등으로 증가폭이 컸던 2월(+3조 931억 원)보다도 더 많이 늘어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1조 5018억 원(585조 6805억 원→587조 1823억 원) 증가했다. 은행들이 연초 가계대출 문턱을 낮추기 시작한 가운데 금리 인하 기대감과 2월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등이 맞물리면서 주담대 수요가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5만 698건으로, 전월 대비 32.3% 증가했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 매매(4743건)가 전월(3233건) 대비 46.7% 급증했다.

이달에는 가계신용대출도 1조 595억 원(101조 6063억 원→102조 6658억 원) 늘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지난해 11월(+2442억 원) 이후 5개월 만에 증가세 전환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반적인 대출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최근 국내외 증시 급등락이 이어지면서 돈을 빌려 투자하려는 고객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6435억 원(37조 4655억 원→38조 1091억 원) 늘었다. 미국발 상호 관세 충격으로 국내 증시가 5% 넘게 폭락했던 지난 7일에는 4929억 원 급증했는데, 마이너스통장을 통해 기회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많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 고유 가계대출 잔액(정책대출 제외분) 잔액도 8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5대 은행의 정책대출 제외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7일 기준 634조 737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말(633조 9577억 원)보다 7796억 원 증가한 규모인데, 5대 은행의 고유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가계대출 관리 등 여파로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여왔다.

지면보기링크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 사회
  • 스포츠
  • 연예
  • 정치
  • 경제
  • 문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