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2025-07-23 20:20:00
지역 거점 항공사인 에어부산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김해공항의 국제선 운항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곽규택(부산 서동) 의원은 23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년 대비 2024년 김해공항의 국제선 운항이 20.6% 줄었다고 밝혔다. 이 기간 김해공항 국제선은 1만 849편이 줄었다.
김해공항 국제선은 2018년 6만 3482편에서 2019년 6만 4161편으로 1.1% 늘었으나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9470편(-85.2%)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국제선 운항이 사실상 중단된 2021년에는 202편으로 전년 대비 97.9% 줄었다. 김해공항 국제선은 2022년 7729편으로 운항이 늘었고 2023년에는 3만 8289편으로 증가했다. 2024년에도 증가세가 이어져 5만 2633편이 운항했지만 2018년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인천공항은 2018년에 비해 2024년 국제선 운항이 2만 6979편이 늘었다. 같은 기간 청주공항도 국제선 운항이 6949편 늘었고 제주공항은 3660편, 김포공항은 418편의 국제선이 늘었다. 김해공항은 같은 기간 국내선 운항도 5205편이 줄어 주요 공항 가운데 가장 큰 감소세를 나타냈다.
곽 의원은 “부산이 모든 항공 지표에서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며 “이런 문제는 지역 항공산업 기반 약화는 물론 지역 경제, 도시 위상과 경쟁력 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부산 항공산업 전략 부재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김해공항을 거점으로 성장한 에어부산이 ‘산업은행 체제’로 넘어가고 이후 대한항공으로 편입되면서 부산을 중심으로 한 운항 전략이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에어부산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발표된 2020년까지도 향후 매년 1~3대의 항공기를 추가로 구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20여 대 수준이던 항공기를 30여 대까지 확대해 다른 저비용 항공사(LCC)와의 경쟁에서 앞서나간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산은 체제가 시작된 이후 에어부산은 진에어와의 통합,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등 문제로 항공기 추가 도입을 사실상 멈췄다. 반면 경쟁사인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등은 코로나19 이후 공격적으로 항공기 도입에 투자했다.
에어부산과 마찬가지로 최근 항공기 사고를 겪은 제주항공의 경우 최근 3개월 간 보잉 737-8 항공기를 매월 한 대씩 도입했다. 신규 항공기 도입으로 제주항공의 항공기 보유 대수는 총 44대(여객기 42대, 화물기 2대)로 늘었다. 제주항공은 B737-800NG 기종 5대와 차세대 항공기 B737-8 6대 등 전체 44대 중 11대의 ‘구매기’를 보유하게 됐으며, 전체 기재의 25%를 구매 항공기로 전환했다.
반면 에어부산은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 등으로부터 항공기를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항공기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에어부산 항공기는 20대 전체가 ‘임차’로 등록됐다.
에어부산은 항공기 운항에서도 김해공항 비중을 줄이고 있다. 곽 의원은 에어부산의 공항별 국제선 운항 실적을 분석한 결과 2015년 99.5%에 달했던 에어부산의 김해공항 국제선 운항 비중이 2024년 63.9%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에어부산 운항의 상당수가 인천공항으로 옮겨간 결과다.
곽 의원은 “거점 항공사 탈부산 현상은 고용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향후 지역에서 양성한 항공 전문 인력 채용, 지역민들의 하늘길 축소 등으로 이어져 결국 허브 공항 기능 수행에도 차질을 야기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부산에서 성장한 에어부산의 부산 홀대도 심각한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또 “결국 통합 저비용 항공사(LCC) 본사를 부산에 유치하더라도 껍데기만 가져오고, 인천의 보조 역할만 할 수 있다”며 “통합 LCC 본사 유치가 무엇을 뜻하는지 공감대 형성과 함께 항공사 유치, 인프라 개선, 노선 다양화, 세수 기반 강화까지 포괄하는 종합적인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