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 2026-10-28 18:16:47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조성 예정인 게임융복합스페이스 투시도. 부산일보DB
임대료 수입을 과다 산정해 ‘사업성 부풀리기’ 논란이 일었던 부산시 게임융복합스페이스(부산일보 10월 5일 자 2면 보도) 관련, 부산시가 수백억 원의 우발채무를 인지하고도 연내 착공을 강행키로 해 ‘재정부담 떠넘기기’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지식산업센터의 난립으로 공실, 미분양이 누적되고 있고, 산업통상부는 지난달 공실 대책까지 발표했다.
28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총 1024억 원을 들여 해운대구 센텀시티 일반산업단지 내에 짓기로 한 게임융복합스페이스가 최근 행안부 지방재정중앙투자심사(중투심) 2단계를 조건부로 통과했다. 행안부는 심사 통과 조건으로 △지역 내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운영 방안 마련 △시설운영에 따른 지방비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설·인력 등 효율적 운영방안 마련 △운영위탁기관과 운영비 손실보전 등 우발채무를 담은 협약 시, 체결 이전 투자심사 의뢰를 제시했다.
부산시 측은 우발채무 관련 등 해당 조건에 대해 ‘비공개 사안’이라고 함구한다. 시 관계자는 “게임콘텐츠 육성 기반시설은 정책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손실을 30년간 나눠서 부담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면서 “위탁개발방식이라는 생소한 방식을 취하다 보니 논란이 있지만 조건부 통과된 만큼 내부적으로는 추진이 확정됐고 연내 착공이 목표”라고 밝혔다.
게임융복합스페이스는 부산시 최초로 공유재산 위탁개발방식으로 추진되는 지식산업센터다. 개발 초기 비용을 부산도시공사가 부담하고 30년 위탁기간 동안 임대수입 등으로 건립비와 관리비 등 각종 비용을 회수하는 형태다. 만일 손실이 나면 부산시가 세금으로 보전해 주기로 했다.
문제는 1000억 원대 ‘세금 먹는 하마’로 인한 재정 부담을 다음 세대로 떠넘길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해당 사업의 경우 중투심 2단계 전 분석 과정에서 타당성 조사 결과에 나온 예상 임대료가 실제보다 82% 이상 과다 산정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사업성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업무시설 임대수입이 당초 연간 51억 원으로 산정됐지만, 부산도시공사가 계산 과정의 오류를 바로잡아 다시 분석한 결과 실제 예상 수입은 29억여 원에 불과했다. 이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30년간 600억 원 넘는 손실이, 공실률을 따지면 1000억 원대의 손실이 예상되는데, 이를 다음 세대가 30년간 떠안아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협약, 확약, 보증 등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채무로 떠안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을 우발채무라고 한다. 행안부는 이 사업에서도 우발채무 관련 협약 시 투자심사를 다시 받도록 하는 등 더욱 엄격한 검증을 요구했다.
시는 우발채무 관련 투자심사를 다시 받으라는 행안부 요구와 관련, “준공 시점이 돼야 당시의 임대 수입 등 부족분에 대한 정확한 집계가 되기 때문에 그 시점에 가서 우발채무 관련 투자심사를 다시 요청할 것”이라면서 “시설 건립에 대한 중투심은 통과했기 때문에 착공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지식산업센터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고, 착공을 하면 되돌릴 수 없는 만큼 착공 전 우발채무와 사업성을 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 전국의 지식산업센터에서 보조금만 받고 입주했다가 보조금이 끊기면 폐업하고 다시 회사를 차려 보조금을 받고 입주하는 식의 폐해가 드러나고 있고, 공실률도 높아 비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착공 전 우발채무와 관련해 더욱 신중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의회에서 사전 의결권의 실효성을 따지며 제동을 걸 조짐도 보인다.
실제 지난달 산업통상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설립된 1553개 지식산업센터 중 최근 3년간 준공된 지식산업센터의 평균 공실률은 43.5%, 미분양률은 26.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중단·시세 하락 등으로 수분양자의 연체·파산 위험도 커지면서, 지난해 경매 건수는 3876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