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 2026-10-28 18:18:09
부산 영도구 봉래시장은 늘어난 관광객의 발길을 시장으로 끌어들일 방안이 시급하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영도구 봉래동 일대가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면서 인근 봉래시장에도 변화의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아직 관광객들의 발길이 시장까지 이어지지는 않지만, 수십 년간 단골을 지켜온 상인들은 새로운 판매 방식을 도입하는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시장 지킨 노포, 단골 넘어 새 고객 찾기
봉래시장은 과거 ‘목도시장’으로 불리던 오래된 전통시장이다. 한때 명절이면 밤샘 장사가 이어질 만큼 번성했지만, 인구 감소와 소비 방식 변화로 상권이 위축됐다. 현재 약 140개 점포가 자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곳가량은 문을 닫은 상태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오랜 단골을 지키고 새로운 손님을 끌어들이려는 상인들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시장 한가운데 자리한 남해상회는 50년 동안 손님들의 요구에 맞춰 취급 품목을 늘려왔다. 멸치와 미역 등 건어물부터 참기름, 과자, 커피, 계란까지 판매하는 물건만 100여 가지에 달한다. 남해상회를 운영하는 김복점 씨는 “손님들이 찾는 물건을 최대한 갖다 놓으려고 했다”며 “그렇게 하나둘 늘리다 보니 지금처럼 품목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60년 전통의 성실두부를 운영하며 부모세대부터 가게를 이어온 정영자 씨는 직접 만든 두부와 콩물을 판다. 올해부터는 배달앱 쿠팡이츠에도 입점했다. 정 씨는 “오랫동안 찾아오는 단골손님들이 많지만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배달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40년 넘게 운영해 온 김해상회도 직접 빻은 깨와 고춧가루를 판매하며 단골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핫플 된 봉래동, 시장 유입은 과제
다만, 주변 관광시설의 인기가 시장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은 과제다. 봉래시장 김재수 상인회장은 “예전에는 설이나 추석 대목이면 이틀, 사흘씩 밤을 새워 장사했다”며 “지금은 인근 삼진어묵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도 시장까지 들어오지는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환경 개선도 필요한 상황이다. 김 회장은 부족한 주차시설 확충을 영도구에 건의하고 있으며, 2003년 설치된 아케이드도 노후화돼 정비가 필요한 상태다.
봉래시장이 가진 오랜 먹거리 점포와 시장의 역사를 주변 관광시설과 연결하는 것이 활성화 방안으로 거론된다. 삼진어묵과 아레아식스 등을 찾은 관광객이 시장까지 둘러볼 수 있는 동선을 마련하고, 상인들의 새로운 판로개척을 지원한다면 생활형 전통시장이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