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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딸들을 태우고 만취 운전을 하다 오토바이 운전자를 숨지게 한 30대 엄마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자 불복해 상고했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1심·2심 모두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A(37) 씨 측의 변호인은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A 씨는 지난 1월 4일 오후 9시 20분께 충남 홍성군 한 도로에서 면허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211% 상태에서 시속 178km로 과속 운전을 하다가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운전자 B(28) 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사고를 낸 것을 인식했음에도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조치를 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도 받는다.
당시 A 씨는 제한속도 60km인 도로에서 178km로 달리며 신호를 위반하는 등 난폭 운전을 했다. 내부에는 4살, 6살인 딸 두 명도 타고 있었는데, 검찰은 A 씨가 딸들에게 정서적 학대를 했다고 보고 아동학대 혐의도 적용해 기소했다.
언론에 공개된 블랙박스 영상에는 "무서워. 엄마, 제발 천천히 가줘"라고 호소하는 두 딸의 목소리가 담겼다.
사고 후 A 씨는 '자신의 아이들이 놀랐다'며 목격자 등을 향해 항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1심에서 "당시 만취해 피해자가 사망한 것을 몰랐으며 사고 현장을 이탈하지 않았고, 도주 의사도 없었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 모두를 유죄로 인정해 A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만취 상태에서 난폭 운전을 했고, 피해자가 아직 생존해 있는데도 필요한 조치를 하기는커녕 자신의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하는 언행을 보이다 사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차를 보고 도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자녀를 보호해야 함에도 만취 난폭 운전을 하며 자녀들의 정신건강·발달에 상당한 해를 끼쳤고 이 역시 상당한 중범죄"라고 판시했다.
A 씨와 검찰은 모두 양형 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에서 A 씨 변호인은 "1심에서 범행을 일부 부인했으나, 이제는 범행을 인정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원심에서 사실오인 주장을 했던 것은 피고인이 책임감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고, 술에 취해 당시를 기억하지 못해 변호인이 판단에 따라 그렇게 처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매우 빠른 속도로 운전하다 보니 전방 100m가량 더 진행한 뒤 정지했다가 사건 현장으로 돌아왔으며, 도주할 의사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합의를 위해서도 노력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금이 제 삶에서 가장 부끄럽고 창피한 순간으로, 남은 인생은 돌아가신 분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평생 뉘우치며 반성하겠다"며 "제 행동(의 죄가)이 무겁지만, 교화 가능성을 생각해서 선처해 달라. 피해자 가족분들께 너무나 죄송하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항소심은 '형이 너무 가볍다'는 검사의 주장과 '형이 너무 무겁다'는 A 씨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음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제한속도를 상당히 초과해 차량을 운전하다 이륜차를 운전하는 피해자를 충격했고, 이를 인식하고도 아무런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과거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도 재차 음주 운전을 했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도 매우 높아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이어 "현재까지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데다 자녀인 피해 아동을 태우고 상당 기간 음주·난폭 운전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사정은 원심에서 모두 고려돼 검사와 피고인의 양형 부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