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컨소, 가덕신공항 공기 1년 연장 요청 ‘파장’

상위 건설사 참여·공사비 인상 등
추가 조건 내세워 계약 미적거려
유리한 입장 반영 의도란 지적도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차질 우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2024-10-02 20:34:07

부산 강서구 가덕도의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강서구 가덕도의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를 두고 정부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수의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건설 컨소시엄 측이 공기 1년 연장과 상위 건설사 추가 참여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이미 4차례 유찰 동안 조건이 완화됐음에도 또다시 건설사들이 추가적인 조건 완화를 요청하는 것은 수의계약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건설사들의 요청을 수용한다면 공기 연장으로 인해 자칫 2029년 가덕신공항 개항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 계약을 담당하는 조달청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지난달 27일까지 수의계약 참여 여부 의향을 알려 달라고 했다.

그러나 현대건설 컨소시엄 측은 컨소시엄 내 건설사 간 협의 등을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시기를 늦춰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조달청은 이 기간을 이달 15일까지 연장했다. 연장 기일이 딱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통상적으로 2주간 연장하는 관례를 따른 것이다.

이는 현대건설 컨소시엄 측이 참여 여부 의향에 대한 의사 전달을 늦추면서 정부 측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보였다는 해석이다. 그러면서 현대건설 컨소시엄 측은 그동안 업계에서 요구해왔던 공기 1년 연장,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 3곳에서 4곳으로 추가 참여, 공사비·설계비 인상, 설계기간 연장 등을 등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달청 관계자는 “수의계약을 위해 서로 의사를 타진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조건이 너무 빡빡하다는 현대건설 측의 의사는 있었으나 참여가 어렵다는 뜻을 들은 적은 없다. 여전히 추가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4차례에 걸친 유찰 동안 공기 연장과 상위 건설사 추가 참여 등 조건을 상당 부분 완화해 왔고, 현대건설 컨소시엄 측이 이 조건에 따라 입찰했음에도 추가적인 조건 완화를 요청하며 가덕신공항 조성 공사에 미적거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현대건설 컨소시엄 측이 공기 연장 등을 빌미로 지체 보상금 완화 등 세부적인 조건에서 유리한 입장을 반영시키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정부와의 수의계약 협상에서 핵심적인 사항인 공기 연장 등을 할 수 없다면 지체 보상금 등이라도 완화시키면서 리스크를 줄여가겠다는 것.

지역에서는 부산 최대 현안이 가덕신공항 공사의 중요성을 망각한 채 자기 잇속만을 챙기려는 대형 건설사들의 무리한 주장에 대해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부산상의 한 관계자는 “한 차례 완화된 조건을 내걸고 입찰을 진행한 뒤 수의계약을 할 때쯤 되자 또다시 조건을 더 완화해 달라는 것은 매우 무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도 “부산 입장에서는 가덕신공항 개항이 한시가 급한 상황인데, 대형 건설사들이 자기 잇속만을 챙기며 지역을 홀대하는 것 같다”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공기 연장으로 인해 가덕신공항 개항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면서 “정부가 건설사들을 잘 설득하고, 건설사들도 지역을 위한 대승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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