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4] 칸 감독상 미겔 고메스…“최애 감독은 홍상수”

BIFF ‘마스터 클래스’서 관객 만나
‘그랜드 투어’로 칸 감독상 수상
“영화에 현실과 판타지 모두 담아야”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2024-10-05 18:59:30

미겔 고메스 감독이 '마스터 클래스' 프로그램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박효정 인턴기자 미겔 고메스 감독이 '마스터 클래스' 프로그램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박효정 인턴기자

올해 ‘그랜드 투어’로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거머쥔 포르투갈 거장 미겔 고메스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아 관객과 만났다. 그는 홍상수 감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관객에게 자신의 영화 철학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

미겔 고메스 감독은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 열린 ‘마스터 클래스 - 미겔 고메스, 명랑한 멜랑콜리의 시네아스트’에 참석해 가장 좋아하는 영화감독으로 홍상수 감독을 언급했다. 미겔 감독은 “영화 현장에 나와 시나리오를 쓰면서 일주일간 촬영을 이어가는 홍상수 감독만의 작법과 자유로움이 내가 추구하는 제작 방식과 가장 닮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1972년 포르투갈 출생인 미겔 고메스 감독은 세계가 인정하는 영화 거장으로 꼽힌다. 영화평론가로 영화의 세계에 입문한 그는 2004년 첫 장편 영화 ‘네게 마땅한 얼굴’ 제작을 시작으로 ‘타부’(2012), ‘천일야화’ 시리즈 등을 제작하며 주목받았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는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미겔 감독은 다큐와 픽션, 현실과 몽환, 신성과 세속 등의 주제를 영화 속에 나란히 배치하는 등 몰입감 높은 실험적인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그만의 자유롭고 즉흥적인 제작 방식도 잘 알려져 있다. ‘현실과 판타지의 결합’이 그의 영화를 읽는 주요 키워드다. 그는 “제 모든 영화는 어떤 식으로든 현실과 판타지를 모두 다뤄내고 있다”라며 “그것이 영화의 미덕이므로 저는 항상 이 두 가지를 함께 놓고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언급했다.

이어 “영화는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세계보다 더 큰 세계나 이벤트 등 사람들의 상상력을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최후의 보루”라며 “그와 동시에 현실적인 부분도 충실히 담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픽션이 현실로부터 도망치는 방법이 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미겔 감독은 두 번째 장편 영화 ‘친애하는 8월’을 제작할 때가 영화감독으로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영화를 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영화를 만드는 작업 중에 충분한 자유도를 보장받는 것”이라며 “계획을 최소화하되, 제작 전날이나 촬영 당일 중에도 언제든 ‘임기응변’을 발휘할 기지를 가지려 노력하면 더욱 즐거운 순간이 많았다. 현장에서 영화를 만드는 감독과 스태프들이 진심으로 즐겁고 재밌다면, 관객도 감동시킬 수 있는 강력한 에너지가 (영화에) 들어오지 않나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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