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2024-12-09 18:15:37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거취를 둘러싼 여러 경우의 수에 관심이 집중된다.
비상계엄 사태 일주일째 거듭되고 있는 국내 혼란을 빠른 시일 내 수습할 방안 중 하나는 윤 대통령이 자진해서 하야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특정 시점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다면 대통령 ‘궐위’ 상태가 되면서 헌법에 따라 60일 이내 후임자를 뽑아야 한다. 여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하야 시점을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지만 대통령 결단에 따라 이론상 국회 탄핵안 가결 시나리오보다 대선 시점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 소추되고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돼 파면되는 것도 주요 시나리오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오는 14일 두 번째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연일 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 7일 있었던 첫 번째 표결에서는 불참을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힘이지만 2차 투표에서는 또다시 당론으로 정할지는 물론 의원들이 표결에 불참할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진통 끝에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윤 대통령의 권한은 즉시 정지된다. 이후 헌법재판소는 180일 내 탄핵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되며 그 결과,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 이로부터 60일 내에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새 대통령은 인수위원회 등 준비 기간 없이 대선 다음 날 즉각 임기를 개시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런 코스를 밟았다.
국민의힘 이탈 표로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되지만 헌재에서 기각 또는 각하되는 경우도 있긴 하다.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사건 접수 63일 만에 헌재가 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자리에 복귀했다.
야당에서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민의힘에서 논의하는 임기 단축 개헌과 국무총리 대행 체제 카드도 있다. 국민의힘은 야권의 반발과는 별개로 이 두 가지 수가 포함된 ‘퇴진 로드맵’을 논의 중이다. 대통령 임기를 현행 5년 단임제에서 4년 중임제로 고치는 개헌은 2026년 지방선거와 대선을 동시에 실시하는 방식이 고려될 수 있다. 그러나 다수 국민이 동의할지 미지수다. 개헌은 여야 합의뿐 아니라 국민투표가 필요하다. 또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8일 발표한 것처럼 윤 대통령이 2선으로 물러나고 국무총리 중심으로 국정 운영이 유지되는 방안도 있지만 당장 야권의 반대가 거세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 외에도 검찰과 경찰 등이 계엄령에 대한 내란 혐의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강제로 직무가 정지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다만 수사 중 직무는 정지되더라도 재판 때까지 대통령직은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