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글로벌 무역 갈등 속에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제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5분 기준(미 동부시간) 금 현물 가격은 전장 대비 3.61% 상승한 온스당 3338.43달러에 거래됐다. 금 현물은 이날 한때 온스당 3350달러선을 찍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 선물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이 온스당 3355.10달러에 정산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쏘아올린 관세전쟁 여파로 금은 거의 유일한 안전자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 금값 전망치를 기존 3300달러에서 3700달러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미국·중국 간 관세 부과 맞대응 기조에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것도 금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요 6개국 통화(유로화·엔화 등)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ICE(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 미국 달러지수는 미 동부 기준 이날 오후 3시 전후 전장보다 0.82% 떨어진 99.40선을 기록했다. ICE 달러 지수는 100을 기준점으로 두는데, 숫자가 작아질수록 달러 선호 또한 낮아진다고 해석된다.
폴란드·튀르키예·체코 등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와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도 금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국내 자산가들도 금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2025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국내 부자 800여 명은 올해 투자 의향이 있는 자산으로 예금(40.4%)에 이어 금(32.2%)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