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 2025-06-19 09:51: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격 계획을 승인했지만, 아직 최종 공격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때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8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이탈리아 프로축구팀 유벤투스 선수들과 만남 행사에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동참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나는 시한 도래 1초 전에 최종 결정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인 17일에도 백악관 상황실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등과 함께 이스라엘·이란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전날 이란 공격 계획을 승인했지만,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는지를 보고 최종 공격 명령을 결정하겠다고 참모들에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발언에 앞서 아야톨리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경우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영상에 등장해 “이란, 이란 국민, 그리고 이 나라의 역사를 아는 지혜로운 사람들은 결코 이 나라에 위협의 언어로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란 국민은 결코 항복하는 민족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SNS 소셜 트루스에 글을 올려 이란에 “무조건 항복하라!”고 글을 올린 데 따른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여전히 협상의 문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싸우는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그것이 싸움이냐, 핵무기 보유냐 사이의 선택이라면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란 포르도 지하 우라늄 농축시설을 파괴하는 것이 합의의 전제 조건은 아니다”며 “이란이 미국을 방문하기를 원하고 미국도 그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동참하는 것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것은 미국이 개입했을 때 파장이 큰 데다, 미국 내 트럼프 대통령 지지 세력에서도 반대 여론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의 측근인 스티브 배넌을 포함한 일부 공화당 동맹들은 외교적 합의가 없는 상황에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파괴하려는 이스라엘의 공격에 미국이 가담하는 것에 대해 신중할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또 다른 이라크 전쟁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전면전에 나설 경우 ‘마가’(MAGA·미국 우선주의) 지지층으로부터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
MAGA 인사 중 한 명인 마저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은 SNS에 “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미국이 본격적으로 개입하자고 외치는 사람은 진정한 MAGA가 아니다”며 “우리는 외국 전쟁에 지쳤다”고 썼다.
한편, 이란 외무부 당국자가 “이란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가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 측 회담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