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2025-06-17 18:19:02
가덕신공항 공사 지연으로, 정부가 올해 예산으로 잡힌 9640억 원 중에서 5200억 원가량을 불용 처리하기로 하면서 가덕신공항 적기 개항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시공사 선정이 지연되면서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착공 후 신속한 공사 진행을 위해 다음 회계연도에 이월시킬 수도 있는 점을 감안해 불용 처리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비난이 나온다.
당초 가덕신공항 공사는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계약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상반기 우선시공분 착공에 들어가고 이어 실시설계를 거쳐 연말에는 본 공사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졌다. 이럴 경우, 건설사를 대상으로 공사비 선지급을 통해 건설사들의 유동성 확보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됐으나 결국 수의계약 절차가 중단되면서 이미 확보된 예산을 못쓰고 날리게 된 셈이다.
17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올해 가덕신공항 예산으로 편성된 금액은 9640억 원이다. 여기에는 부지조성 공사비 외에도 접근철도·접근도로 공사비, 여객터미널을 비롯한 건축물 설계비, 토지 보상비 등이 다 포함돼 있다.
기재부 측은 이 가운데 불용 처리되는 금액이 5200억 원가량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덕신공항 건설은 현대건설의 사업 포기로 재입찰이 예고됐으나 그 시기는 언제가 될지 불확실하다. 기재부 관계자는 “가덕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 예산은 공사가 지연돼 불가피하게 감액 처리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라며 “그렇다 해도 나머지 접근철도·도로와 건축물 설계비, 부지 보상비 등은 그대로 다 집행된다”고 밝혔다.
부지 조성 공사는 예산 문제로 올해 착공이 어려워졌지만 관련 인프라 공사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가덕신공항과 연결되는 접근도로와 접근철도는 가덕신공항 준공 1~2년 후 완공되는 것으로 돼 있었다. 가덕신공항 완공과 별개로 이들 도로·철도 공사는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가덕신공항 예산 중 접근도로는 796억 원, 접근철도는 195억 원이 올해 예산이며 여기에 부지 조성 공사를 하면서 투입되는 토지 보상비는 다소 유동적인데 2600억 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여객터미널 등 공항 건축물 설계비가 817억 원이 책정돼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재입찰에 속도를 낸다면 연말에 우선시공분 공사가 가능한 만큼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