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2025-06-29 20:06:15
새로 국토교통부 1차관으로 임명된 이상경(56) 가천대 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는 부동산 개발이익 환수와 공공주택 공급을 강조해온 학자로, 앞으로 그가 내놓을 부동산 정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상경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책사’로 통하는 부동산 전문가다. 경북 영천 출신으로, 서울대에서 도시공학과를 나왔다.
금융위원회가 서울 집값 급등으로 6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초고강도 대출 규제를 시행하면서, 이번 인사를 통해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차관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시절부터 인연을 쌓아왔다. 가천대 교수 출신인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이 이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싱크탱크와 자문그룹을 이끌 때부터 정책 지원을 함께 해왔다. 또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낼 때는 경기도 도시계획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만큼 대통령의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대통령실 핵심 인사들과 원활하게 소통이 가능한 인물로 꼽힌다.
이 차관에게는 그간 ‘규제론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2022년 20대 대선 때는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후보 직속 부동산개혁위원회를 맡아 부동산 개발이익 환수제와 토지이익배당금제(국토보유세) 공약 설계를 주도하기도 했다.
당시 부동산개혁위는 “도시개발사업에 공공 참여를 확대하고, 민간 개발사업은 이익 환수 규정을 강화해 토지이용 변경으로 발생하는 불로소득을 환수해 사회로 귀속하는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토지이익배당금제는 부동산 실효세율을 높이고 불로소득을 환수해 전 국민에게 돌려주는 내용으로, 보유세를 크게 강화하는 정책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한 학계 관계자는 “과도한 개발이익을 공공이 환수해야 한다는 큰 명제는 보수든 진보든 누구나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어느 선까지 환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다를텐데, 이 차관은 공공성과 사회 안전망 확충을 강조해온 학자이며, 알려진 것보다 유연한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1대 대선부터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와는 다른 길을 걸을 것임을 강조하며 20대 대선 때와는 다른 기조의 부동산 공약을 내놓았다.
게다가 이 대통령이 세금으로 집값 잡지 않겠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만큼 세제를 통한 수요 억제보다는 공급 확대와 공공성 강화에 방점을 찍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