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2025-08-07 18:22:33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정치권 복귀가 유력해지면서 그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7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열린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의 심사 대상 명단에는 조 전 대표가 포함됐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는 12일) 국무회의 의결과 그 이후 발표될 즈음 확정된 명단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지만, 최근 사면론이 비등한 여권 내 분위기를 감안하면 사실상 사면·복권 수순을 밟는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통령실이 법무부 검찰국과 소통을 거쳐 심사 대상 명단을 법무부로 넘기는 만큼 사면심사위 대상자 명단에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 있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만큼, 사면심사위가 이 대통령의 뜻을 거슬러 조 전 대표를 제외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이 대통령의 최종 결정을 거쳐 조 전 대표가 사면·복권된다면 지난해 12월 16일 수감된 지 약 8개월 만에 풀려나게 된다. 복권에 따라 정치 활동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에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을 확정받아 수형 생활을 해 왔지만, 정권 교체 이후 이 대통령의 첫 사면을 앞두고 여권과 종교계 등에서 조 전 대표에 대한 사면 요청이 잇따랐다.
이 대통령의 사면 결정으로 조 전 대표의 ‘정치적 족쇄’가 풀릴 경우, 진보 진영 내 역학 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 전 대표의 정치적 행보와 관련, 여권에서는 조 전 대표가 장기간 공석인 조국혁신당 당대표에 복귀할 가능성을 우선 거론한다.
조 전 대표의 역할론과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연결 짓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선 직접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한다. 조 전 대표가 서울시장이나 출신 지역인 부산에서 시장 선거에 도전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조 전 대표는 제22대 총선 당시 당을 이끌며 비례대표 12석을 확보해 원내 3당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특히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에서 민주당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고 부산에서도 민주당보다 높은 지지를 받는 저력을 보였다.
반면 지역 여권에서 이 대통령이 부산·울산·경남(PK) 공략 의지를 보이는 상황에서 조 전 대표가 출마를 강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강한 반발을 포함해 그동안 사면·복권을 반대해 온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을 거란 관측이다.
조 전 대표는 최근 출간한 저서 ‘조국의 공부’를 통해 북 콘서트 형식으로 당원과 만날 가능성은 있으나, 이보다 공개적인 정치 활동은 당분간 미룰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