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2025-08-07 15:56:58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당 대표 대진표가 7일 확정됐다. 예비경선(컷오프)에서 주진우 후보가 탈락하면서 안철수·조경태(찬탄·탄핵 찬성)후보와 김문수·장동혁(반탄·탄핵 반대) 후보가 본선에서 맞붙게 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 차이로 진영이 나뉘면서, 탄핵 찬반 논쟁이 전당대회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열고 8·22 전당대회 본선 진출자를 확정했다.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진행된 예비경선 결과, 김문수·장동혁·안철수·조경태 후보가 본선에 올랐다. 예비경선은 당원 투표 50%, 일반 여론조사 50%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초선 의원인 주진우 후보는 본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계파색이 없는 중도를 표방하며 시스템 쇄신을 강조했지만, 인지도와 당 내 조직력의 한계로 고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컷오프 결과 직후 페이스북에 “본선에 간 후보들이 멋진 경쟁을 해달라”며 “제 소신대로 개헌저지선을 지켜주고 통합과 쇄신을 함께 이뤄주기를 바란다”고 남겼다.
최고위원 본경선 진출자에는 김근식, 김민수, 김재원, 김태우, 손범규, 신동욱, 양향자, 최수진 후보 등 8명이 이름을 올렸다. 청년 최고위원에 출마한 박홍준, 손수조, 우재준, 최우성 후보는 모두 본선에 직행한다.
이번 전당대회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중심으로 진영이 나뉘며, 당 쇄신이나 정책 비전보다 입장 차이를 둘러싼 대결 구도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반탄파인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당내 구주류와 전통 보수층과의 결속을 내세우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층을 포함한 강성 당심을 겨냥해, 극우 논란이 있는 전한길 씨 등 보수 유튜버들이 주최한 토론회에도 참석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전한길·고성국·성창경·강용석 씨가 공동 진행한 ‘자유우파 연합토론회’에서 “우리의 주적은 국내에서는 이재명, 남북 합치면 김정은”이라고 발언하며 보수 결집을 호소했다.
장동혁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정부와 여당의 폭정에 단일대오로 맞서 싸워야 한다”며 “개인의 소신을 이유로 수시로 당론을 무시하며 내부총질을 일삼아 온 사람이 당 대표가 된다면, 적전분열로 스스로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찬탄파를 겨냥해 비판했다.
이에 맞서는 찬탄파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윤 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를 전제로 인적 쇄신을 강조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대구시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을 반대한다는 말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부정한다는 것이고, 법치주의에 정면으로 위배돼 보수의 가치에 맞지 않는다”며 “계엄 옹호론자들과 손을 잡는 모습은 내부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태 후보는 한층 강한 어조로 쇄신 메시지를 내고 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당시 관저 앞에 모였던 당 소속 의원 45명을 겨냥해 인적 쇄신을 촉구하며 “국민들의 뜻에 반하는 ‘윤어게인’,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을 쳐내지 못하고 막장을 펼치는 국민의힘이 국민들 눈에 어떻게 보이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오는 22일 치러지는 본선에서는 예비경선과 달리 ‘당심’의 비중이 크게 높아진다. 예비경선은 당원투표 50%, 여론조사 50%로 치러졌지만, 본선에서는 당원투표 80%, 여론조사 20%가 반영된다. 따라서 강성 지지층의 선택이 승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구조 속에서 전통 보수층을 겨냥한 반탄파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며 ‘강한 야당론’을 앞세워 당심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찬탄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쇄신 없이 당권을 잡는다면 해산 명분만 줄 뿐”이라며 변화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찬탄 대 반탄 구도로 치러지는 4파전 전당대회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1·2위 간 결선 투표로 이어지고, 같은 진영 내 후보 간 표 분산이 최종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