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 | 2025-09-11 10:41:46
유럽연합(EU) 19개국이 내년부터 1500억 유로(244조 원) 규모의 무기를 공동 구매하기로 하면서 국내 방산업계에 수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한국산 무기 최대 수입국인 폴란드에 가장 큰 자금이 분배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9일(현지시간) 무기 공동구매 대출제도인 ‘세이프’(SAFE) 예산 1500억 유로의 회원국별 배분 계획을 발표했다. 집행위에 따르면 폴란드가 437억 3400만 유로(약 71조 원)로 가장 많은 대출금을 지원받게 되고 루마니아엔 166억 8000만 유로(약 27조 원)가 배분된다. 내년 초부터 대출을 집행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LS증권 최정환 연구원은 “우리나라 방산물자 진출의 교두보인 폴란드가 전체의 29%에 달하는 금액을 배정받았다”면서 “루마니아 166억 유로를 합치면 604억 유로(약 98조 원)로 전체 기금에서 40%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폴란드는 지난 2022년 현대로템의 K2 전차 180대를 포함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천무 다연장로켓, 한국항공우주(KAI)의 FA-50 경공격기 등 총 123억 달러(약 17조 원) 규모의 한국산 무기체계를 구매한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단일 방산 수출로는 사상 최대인 65억 달러(약 8조 8000억 원) 규모의 K2 전차 180대 추가 구매 계약도 맺었다.
최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폴란드에 단순히 방산물자를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에 거점을 마련하고 전용 사양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루마니아에서도 K9 자주포 생산을 위한 현지 거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산물자는 도입 시 장기간 활용하는 전략물자로 유지정비보수(MRO)의 중요성이 크다. 도입 대수가 많아질수록 도입단가 감소 효과뿐 아니라 유지정비보수 비용 감소 효과도 발생해 후발주자가 따라오기 매우 어렵다.
최 연구원은 “이미 폴란드는 K9 자주포, K2 전차, 다연장 로켓인 천무, 경공격기 FA-50 등을 대량 도입해 활용하는 국가”라며 “우리나라 방산물자가 유럽 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나감에 따라 확산 속도가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