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 2025-11-02 18:22:39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특별 세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CEO서밋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의 장기적 협력 의지를 언급했다.
젠슨 황 CEO는 지난달 31 오후 6시 경주 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모두 뛰어난 기술 역량을 갖고 있다”며 “SK하이닉스는 매우 집중돼 있고, 삼성전자는 훨씬 더 다양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장기적인 파트너가 돼 HBM4, HBM5, HBM97까지도 함께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양산 예정인 신형 GPU ‘루빈’이 예정대로 생산에 들어갈 계획도 밝혔다. 젠슨 황 CEO는 “내년 하반기 루빈을 출시할 것임을 확신한다”며 “실리콘이 확보돼 있고 시스템도 갖춰져 있고 생산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루빈에는 HBM4(6세대)가 최초로 탑재되는데, SK하이닉스뿐 아니라 삼성전자 역시 HBM4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의 협력’에 대한 질문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로보틱스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모두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생산 물량, 시기 등 구체적인 질문이 이어지자 젠슨 황 CEO는 “우리는 젯슨(Jetson)이라는 브랜드가 있다”고 짧게만 답했다. 젯슨은 엔비디아의 로보틱스 칩이다. 그가 구체적 질문에는 답을 피했지만, 젯슨을 언급한 걸로 비춰보면 삼성전자가 젯슨을 만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 엔비디아 주식을 사도 되겠냐’고 묻는 취재진에 젠슨 황 CEO는 “이 회사는 우연히 성공을 거둔 회사일까 아니면 고난, 인내, 회복력, 헌신을 통해 성장한 회사일까”라고 되물었다. 이어 “엔비디아를 정의하는 이러한 개성은 엔비디아가 AI의 미래를 창조하고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혁신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다. 이 모든 것은 100% 개성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중국 시장 복귀 관련해서는 그는 “우리가 다시 중국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며 “계속해서 미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진입하길 원한다고 계속 낙관적으로 생각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사람들이 투자하고 비즈니스를 세울 수 있는 지역, 시장이 되길 원한다. 상황이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젠슨 황 CEO는 이번 간담회를 끝으로 1박 2일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포항경주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다음 행선지인 영국 런던 루턴공항으로 떠났다.
경주=박혜랑 기자 r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