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2026-02-02 20:30:00
김성수(왼쪽) 해운대구청장과 홍순헌 전 해운대구청장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초선 무덤’으로 불리는 해운대구청장 ‘재선’을 목표로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부산일보DB
부산 해운대구청장은 ‘초선의 무덤’으로 꼽힌다. 지방자치제 도입 이후 선출된 구청장 가운데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재선에 실패한 까닭이다. 그러나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이번 6·3 지방선거만큼은 다르다. 실력파로 꼽히는 현역인 김성수 구청장과 홍순헌 전 해운대구청장 간 전현직 맞대결 가능성이 관측되면서다.
〈부산일보〉가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1995년 민선 기초단체장제가 시행된 이후 해운대구청장 가운데 연임에 성공한 이는 2004년 보궐선거로 입성해 2014년까지 10년 동안(민선 5~7기) 구정을 이끈 고 배덕광 전 의원이 유일하다. 이는 해운대구가 전통적으로 현역 구청장에 대한 심판론이 당락을 가를 주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그러나 120일 앞으로 다가온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전·현직 구청장의 대결 관측이 나오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4년 전 한 차례 승부를 벌였던 김 구청장과 홍 전 구청장이다. 당시 결과는 김 구청장이 9만 9545표를 얻으며 득표율 61.33%로 승리를 거뒀으며 홍 전 구청장은 6만 2763표, 38.66%로 낙선했다. 득표나 득표율 격차만 보면 상당한 수치로 보이지만 당시 부산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과 16개 기초단체장을 모두 국민의힘이 싹쓸이할 정도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사람 개인기로 박빙 승부가 벌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6·3 지방선거에서도 두 사람의 접전 대결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우선 수성전을 노리는 김 구청장은 행정 혁신을 도모함은 물론 안정적인 구정 운영까지 동시에 챙기며 구청 안팎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KTX-이음 신해운대역·센텀역 2개 역 정차 유치 △지방 최초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선정 △그린시티 통합재건축 선도지구 지정 △해운대 빛축제 성공적 개최 등 주민들이 체감 가능한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당내에서 정성철 전 해운대구의장, 김광회 전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 등 중량감 있는 인사들과의 경선이 예고되고 있어 김 구청장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내 경쟁자 없이 견고한 위치를 유지하고 있는 홍 전 구청장 또한 지역 내 지지층이 두텁다. 그의 합리적인 성향은 진보 진영은 물론 중도를 넘어 보수층으로까지 지지층을 확대하고 있다. 구청장 재직 당시 98.7%라는 높은 공약이행률은 그가 떠난 지 3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주민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수치이기도 하다. 이에 그의 정치 경력은 초선 해운대구청장에 그치지만 도시계획 전문가 등 그에게 붙은 여러 수식어는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 민주당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게 했다.
그러나 홍 전 구청장 역시 극복해야 할 과제는 뚜렷하다. 2004년과 2022년 지방선거, 2024년 국회의원 선거 등에서 쌓인 낙선 정치인 이미지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결국 선거의 승패는 갑을 지역으로 나뉘어 서로 다른 표심 양상을 보이는 해운대갑(우·중·좌동)과 해운대을(반여·반송·재송동)의 마음을 누가 고르게 잡느냐에 달렸다.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히는 해운대갑과 상대적으로 여권 지지세가 강한 해운대을의 유권자들을 고르게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는 이가 구청장 입성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