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 2025-01-06 08:22:29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6838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경신한 가운데, 베트남이 3년 연속으로 중국, 미국에 이어 한국의 3대 교역국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은 지난해 미국 다음으로 많은 흑자를 한국에 안긴 국가이기도 하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의 무역 통계 시스템 'K-stat'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대(對)베트남 수출은 전년(535억 달러)보다 9.1% 증가한 583억 달러로 집계됐다. 베트남으로부터의 수입은 전년 대비 9.6% 증가한 284억 달러였다. 이에따라 한·베트남 전체 교역량은 전년(794억 달러)보다 9.2% 증가한 867억 달러였다.
이 같은 교역 규모는 1위 중국(2729억 달러)과 2위 미국(1999억 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것이다. 중국의 32%, 미국의 43% 수준에 해당한다.
베트남은 한국과의 교역규모 면에서 2022년 처음 일본을 제치고 3위에 오른 뒤 3년 연속 순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교역량 증가율은 베트남이 9.3%로, 미국(6.9%), 중국(1.9%), 일본(1.1%) 등 주요국을 모두 제치고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한국의 대베트남 무역수지는 299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의 최대 흑자국인 미국(557억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것이다.
지난해 베트남과의 교역 증가 및 무역수지 확대는 전년 주춤했던 반도체 수출이 다시 살아난 영향이 크다. 지난해 1∼11월 대베트남 반도체 수출액은 16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6.3% 증가했다.
한국과 베트남의 무역은 1992년 수교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수교 당시 5억 달러에 불과했던 양국 교역 규모는 30년 이상 지난 현재 150배 넘게 커졌고, 교역 품목 또한 직물, 의류 등 노동 집약 상품에서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등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진화했다. 특히 2014년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양국 교역 규모는 300억 달러대에서 800억 달러 규모로 2.5배 이상 성장했다. 최근 들어서는 한류의 영향으로 'K뷰티', 'K푸드' 관련 제품의 수출도 증가 추세다.
한국 역시 베트남 경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한국무역협회 호치민 지부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관세청 통계에서 지난해 1∼11월 기준 한국은 베트남의 2위 수입국이자 3위 수출국에 올랐다. 베트남 수출에서 한국은 미국(1090억 달러)과 중국(551억 달러)에 이은 3위국(234억 달러)으로, 일본(225억 달러)과 네덜란드(118억 달러)보다 앞서 있다. 또한 베트남 수입에서도 최대 수입국 중국(1305억 달러)에 이어 한국(511억 달러)은 2위 자리를 지키며 대만(207억 달러), 일본(196억 달러), 미국(136억 달러)을 훌쩍 뛰어 넘었다.
베트남의 해외관광객 수에서도 한국인은 전체 관광객(1580만 명)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410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중국(335만 명), 대만(118만 명), 미국(70만 명) 등을 크게 앞선 숫자다.
홍지상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한국의 무역·수출에서 미국과 중국 등 G2(주요 2개국) 비중이 높은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언급하는 것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인 데, 아세안의 대표 주자가 베트남이라 할 수 있다"며 "베트남 역시 한국이 중요한 교역 파트너인 만큼 양국이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에 필요한 새로운 협력 관계를 단계적으로 발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