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가 원인인 척추질환, 여성 발병률 높아”

요추관협착증과 척추전방전위증

척추환자 50대 이상이 75% 차지
4~5번 척추 사이에 가장 잘 생겨
전방전위증, 여성환자 5배 많아
폐경 전후 호르몬, 골밀도 영향 커
비수술적인 보존치료 우선해야
감압술과 유압술 구분 수술치료
신경압박 풀고 척추안정이 목표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2025-01-06 17:24:17

나이가 들면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누르거나, 골밀도가 낮아져 골다공증 위험이 커지면서 척추질환이 빈발한다. 봉생기념병원 정용태 척추관절센터장의 진료 장면. 봉생기념병원 제공 나이가 들면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누르거나, 골밀도가 낮아져 골다공증 위험이 커지면서 척추질환이 빈발한다. 봉생기념병원 정용태 척추관절센터장의 진료 장면. 봉생기념병원 제공

노화가 원인인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이 척추질환이다. 척추질환 환자의 75%가 50세 이상이라는 보고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노년층에서 특히 빈발하는 것이 요추관협착증과 척추전방전위증이다.

특히 65세 이상의 노인에서 가장 많이 허리수술을 받는 질환이 요추관협착증이다. 척추가 밑의 척추에 비해 앞쪽으로 빠져나와 있는 척추전방전위증은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 폐경기 전후 호르몬 분비의 영향으로 골밀도가 낮아져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지고 근육량 감소로 척추 뼈, 근육, 인대 등이 예전보다 약화되어 뼈 위치가 이동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반면에 허리디스크로 불리는 추간판탈출증도 나이가 들면서 잘 생기지만 상대적으로 젊은 층에서 발병하는 척추질환이다.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고, 운전을 오래 하는 사람, 흡연자의 경우 나이와 상관없이 디스크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요추관협착증

노년층에서 요추관협착증이 흔한 이유는 나이가 들면 인대, 뼈, 추간판이 변형을 일으켜 척추관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그 결과 척추관 안의 신경(척수)을 누르면서 통증이 유발된다.

요추관협착증은 척추 어디서나 생길 수 있지만 4~5번 요추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그 다음 빈발 위치는 3~4번 요추 사이이다. 50~60대 이후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 특히 여성은 폐경으로 인대 비대가 심해지면서 남성보다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리가 아프다고 무조건 디스크 수술을 하면 수술 후에도 요통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통증의 주원인인 요추관협착증이 해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요추관협착증의 초기 증상은 요통이며 이후 시간이 경과하면 하지방사통이 동반될 수 있다. 봉생기념병원 정용태 척추관절센터장은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이다. 오래 걷지 못하고 앉거나 누워서 쉬면 통증이 사라지는 증상을 말한다. 환자에 따라 차이가 많은데, 몇 걸음 못 가서 주저앉아야 하는 경우도 있고 수 km를 걸어가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해부학적으로 몸을 앞으로 숙이는 자세에서 요추관이 일시적으로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요추관협착증이 심한 환자도 지팡이나 보행기(워커)를 사용하면 몸을 앞으로 굽혀 비교적 보행을 쉽게 할 수가 있다. 허리디스크와 달리 다리를 쭉 뻗은 상태에서 위로 들어 올리는 테스트를 해 보면 요추관협착증 환자는 다리를 들어 올려도 통증이 거의 없다.

치료는 먼저 비수술적인 보존 치료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초기라면 휴식을 취하거나 물리치료만으로도 약 2~3주면 호전된다. 하지만 증상이 호전된다고 해서 좁아진 척추관이 다시 넓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재발에 주의해야 한다.

이런 방법으로도 효과가 없을 경우 경막외차단술이나 선택적 신경차단술 같은 주사요법도 시행해 볼 수 있다. 비수술적 요법을 충분히 시행해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근력저하, 혹은 배뇨배변 장애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때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정용태 센터장은 “수술은 척추후궁절제술이 대표적이며, 최근에는 최소침습 수술방법으로 내시경을 이용한 감압추궁절제술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척추 불안정증이나 퇴행성 측만증이 있는 경우나 척추의 불안정증이 예상되는 경우는 척추고정술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감압술은 척추관의 협착 부위를 넓혀 신경을 누르는 것을 완화시켜 주는 것이고, 고정술(유합술)은 척추가 불안정할 때 나사못이나 철심 등을 박아 고정시켜 주는 수술이다.

■척추전방전위증

척추전방전위증은 하나의 척추가 인접하는 밑의 척추에 비해 정상적인 정렬을 이루지 못하고, 앞쪽으로 빠져 있는 질환을 말한다. 주로 허리의 아래쪽 부위에서 많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아래쪽의 척추뼈가 밀려나가기 때문에 엉덩이가 뒤로 빠지게 되고 보폭도 줄어든다. 뒤뚱거리는 등 걸음걸이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요추 4~5번에서 주로 발생하며 여자가 남자보다 5배 정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척추전방전위증이 생기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가장 흔한 원인은 척추분리증과 노인성 변화다.

척추분리증이라는 질환은 어떤 이유로 인해 척추 내의 연결 부위에 결손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급성 성장기 척추에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지면서 생기는 피로 골절이 주된 원인으로 추정된다. 노인성 변화의 경우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로 척추가 장기간 불안정해지면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가장 흔한 증상은 요통이다. 허리와 함께 엉덩이나 다리 등 하지 전체적으로 저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척추뼈가 밀리면서 신경을 누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허리를 곧게 편 상태에서 척추뼈를 만졌을 때, 특정 부위가 튀어나온 게 느껴지며 이 부분을 누르면 통증이 나타난다.

척추전방전위증은 보통 엑스레이 검사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증상이 심하다면 신경의 눌림 정도, 다른 척추질환 등 확인을 위해 MRI를 진행할 수도 있다. 전방전위증 치료는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 방법을 시행한다. 그럼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척추뼈가 밀려 나온 정도가 심해 감각이 떨어진다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정용태 센터장은 “수술적 치료의 2가지 목적은 신경 압박을 풀어 주는 것과 척추 불안정증을 방지하는 것”이라며 “수술은 감압술과 척추유합술이 있다. 척추불안정증이 없는 경우는 추궁절제술(감압술)만 시행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은 감압술 후에 케이지를 이용한 추체간유합술이나 후방나사못고정술을 시행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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