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거제시장 재선거 예선부터 ‘기울어진 운동장’?

9~11일 국민참여 경선·14~15일 결선
권순옥·김성갑·백순환·옥영문 볼멘소리
“인지도 높은 변광용 후보에 절대 유리”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2025-01-07 11: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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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경남 거제시장 재선거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앞서 지방선거 불출마를 호언했던 변광용 전 시장의 출마 강행으로 가뜩이나 시끌한 상황에 이번엔 경선 일정을 놓고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 재보궐공천관리위원회는 최근 거제시장 재선거에 나설 당 후보는 경선 후보 6인 ‘국민참여 경선’을 거쳐 선출한다고 발표했다. 대상자는 권순옥(70) 전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 사장, 김성갑(53) 전 경남도의원, 백순환(65) 전 거제지역위원장, 변광용(58) 전 거제시장, 옥영문(63) 전 거제시의회 의장, 황양득(57) 에이펙아카데미 학원장이다.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권리당원과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해 결과를 50%씩 반영하는 방식이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땐 1, 2위 후보를 놓고 14~15일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그런데 권순옥, 김성갑, 백순환, 옥영문 경선 후보들이 여론조사 일정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발끈했다. 이들은 앞서 변광용 후보를 향해 ‘지방선거 불출마’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날을 세웠다. 민선 7기 거제시장을 지낸 변 예비후보는 직전 지방선거와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 나섰지만 모두 낙마했다.

특히 앞선 총선 출마 땐 향후 시장 재선거가 생겨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공언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변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자 단일화를 통해 맞서기로 하고 관련 실무를 진행 중이었는데, 당에서 평소보다 이른 경선 일정을 확정해 버렸다는 설명이다. 이대로는 장기간 지역위원장을 맡았던 변 후보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옥영문 후보는 “당 차원의 단일화 여론조사는 할 수 없다기에 지역 언론과 함께 여론조사를 하는 방안 등을 준비 중이었는데 경선 일정이 일찍 통보됐다”고 했다. 김성갑 후보도 “역대 선거 통상 절차를 보면, 선거일 40여 일 전에 경선이 진행되는데 이번엔 빠른 감이 있어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면서 “변 후보는 서면 입장만 밝혀 놓곤 회견도 하지 않고 있다. 통 큰 정치를 바랐지만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거제시장 재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 왼쪽부터 권순옥, 김성갑, 백순환, 변광용, 옥영문, 황양득. 부산일보DB 거제시장 재선거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 왼쪽부터 권순옥, 김성갑, 백순환, 변광용, 옥영문, 황양득. 부산일보DB

백순환 후보는 긴급 입장문을 내고 일정 연기를 요구했다. 백 후보는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는 점을 누차 강조하며 변 후보를 ‘경쟁력이 없는 후보임이 증명된 후보’라 단언했다. 실제 백 후보가 제시한 민주당 총선평가회 분석 자료를 보면 거제 지역 민주 진영 비례득표율은 52.3%였던 반면, 변 후보 득표율은 46.3%에 그쳤다. 백 후보는 이를 근거로 “변 후보는 자신만이 ‘필승 카드’라 주장하지만, 실상은 ‘필패 카드’임이 명확히 드러났다”고 짚었다.

이어 “(지금 일정대로라면) 출마 공약은커녕 후보 등록 사실조차 알릴 수 없는 불합리한 상황”이라며 “지극히 짧은 선거 운동 기간은 후보 자질과 능력을 검증할 기회를 없애고, 오롯이 전임 시장의 지위에 있었던 정치인에게 유리한 구도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다양하고 유능한 정치적 인재를 키우고 지역을 위해 헌신할 기회를 빼앗아 분열을 자초하는 행위”라며 “6인 경선 일정 이후, 결선 여론조사 기간만이라도 최소 17~18일로 연기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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