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 2025-01-08 18:24:53
8일 오후 부산 연제구 거제동 한 이비인후과 의원 대기실. 마스크를 쓴 환자들로 붐볐다. 평소 5~10분이면 의사와 만날 수 있는 동네 의원이지만 이날은 20분 이상을 기다린 끝에 의사와 만날 수 있었다. 이 병원 원장 A 씨는 “요즘 병원을 찾는 환자의 대부분이 독감 환자”라면서 “백신이 효과를 내는 데 2주 정도 걸려 지금이라도 백신을 맞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 건물의 내과 의원 역시 마스크를 쓴 환자로 대기실이 가득 찼고, 끊임없이 환자가 들어가고 있었다.
연중 가장 춥다는 시기에 접어들면서 부울경도 최강 한파에 시름하고 있다. 인플루엔자가 6년 만에 최고 유행하고 있고, 최강 한파로 인한 한랭질환자가 발생하는 등 혹독한 겨울을 나는 중이다.
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결과, 지난 5일까지 전국에서 총 129명의 한랭질환자가 나왔다. 이들 중 86.0%는 저체온증이었고, 실외에서 발생한 신고가 72.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절기 중 소한과 대한 사이가 평균적으로 가장 추운데, 올해도 다르지 않은 셈이다.
질병청은 지난달 22~28일 52주 차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73.9명을 기록, 직전 주의 31.3명과 비교해 약 1.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6년의 86.2명에 이어 최고치다.
추운 날씨에 실내와 실외 온도 차가 커지면서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 호흡기 감염병도 동시다발적으로 유행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질병청이 국내 병원체 표본감시 결과 최근 4주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이 가장 증가했고,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HMPV) 검출률도 증가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51주 차 29.0%에서 52주 차 50.9%로 급증했다. HMPV는 같은 기간 4.2%에서 5.3%로 소폭 증가했다.
한편, 부울경 한파는 10일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아침 최저기온은 부산 영하 4도, 울산 영하 6도, 경남 영하 8도~영하 3도로 떨어지고, 10일 부산 영하 9도, 울산 영하 10도, 경남 영하 14도~영하 7도로 올겨울 가장 추운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 대비도 분주하다. 부산시 이준승 부시장은 이날 오후 한파 대비 시설 2곳을 찾아 점검했다. 장애인 이용시설인 부산 남구 대연동 나사함주간이용센터, 부산진구 양정동 동서고시원을 차례로 찾아 난방 상황과 무료 식사 제공 상황을 확인했다. 시는 또 한파 예보 기간에 거리 노숙인 보호 상황을 확인하고, 직접 야간 순찰을 나가 한파에 노출된 노숙인을 응급 잠자리와 구호방으로 적극 안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