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 2025-01-09 13:31:53
‘혼밥’은 즐겁지만 혼밥하는 모습을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는 않다. 점심시간, 회사 근처에서 혼밥하는 모습을 동료들에게 보였다가는 자칫 나의 사회성을 의심받을 것만 같은 불안감이 음습해 온다. 심지어 혼밥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동정어린 시선도 싫다. 비슷한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혼자가 편하다면, 그게 정답입니다>를 권한다. 지난해 출간된 <고독 마인드 입문>의 개정판이다. 개정판에선 일본 원작(2022년)의 메시지를 더욱 쉽게 재해석했다.
‘집단 속에서 고립된 사람들의 심리와 살아남는 법’에 대해 연구하며 유튜브 채널(コスメティック田中)을 운영하는 저자는 학창 시절부터 계속된 고독의 경험을 통해 ‘고독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닐지도 모른다’라는 담담한 고찰을 얻었다고 한다.
책은 고독을 주제로 삼고 있지만, 이를 부정적으로만 다루지는 않는다. 오히려 고독은 불안하거나 외롭기만 한 감정이 아니라, 자신만의 속도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는 타인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상과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을 통해 고독이 가진 장점을 발견하도록 돕는다. 고독을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삶을 더 안정적이고 충만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팁과 전략을 이야기한다.
‘집단생활’을 강조하는 동아시아 문화권에선 내향적이거나 소수에 속하는 사람들은 쉽게 고독감을 겪는다. 이런 문화적인 공통점 때문에 일본인 저자의 경험과 고찰이 낯설지 않다. 사회생활을 잘하기 위해 원치 않는 동조 압력(앞서 언급한 혼밥 사례가 그러하다)을 견디며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책 내용에 크게 공감할 듯. 고독은 고립이나 단절과 동의어가 아니다. 코스메틱 다나카 지음/황국영 옮김/호밀밭/226쪽/1만 5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