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2025-01-16 10:16:48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과 관련, 야당에서 “무조건 구속된다”는 주장이 나온다. 윤 대통령 측이 공수처 수사를 ‘불법’으로 규정한 사실이 오히려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를 높였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야당은 그러나 김건희 여사에 대한 출국금지 등 조치에 대해선 주장이 엇갈린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체포된 직후 공수처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한 데 이어 16일에는 조사 자체에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16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건강이 좋지 않고 어제 충분히 입장을 얘기했기 때문에 더 이상 조사받을 게 없다”며 조사 거부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이 진술 등 조사를 거부하면서 공수처가 구속영장 청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이 “100%”라는 주장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의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에 대해 “사건 자체가 너무나 엄중하고 중대하다”면서 “그동안 윤 대통령의 행태를 보면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대통령 도주설까지 나온 상황”이라며 “체포에 응하지 않았던 것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측이) 체포영장이 부적법하다고 주장하면 (구속) 영장은 100% 나온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체포영장이 부적법하다고 주장하면 법원은 도주 우려가 100%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그러면 120% 구속이야’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에 대해 “무조건 구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 원내대표는 “김용현 전 장관 등 내란 행위에 가담한 사람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굉장히 많이 나와 있다”면서 “(윤 대통령이 공수처 조사에서) 묵묵부답하고 있는 것 자체가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는 데 오히려 좋은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비윤(비윤석열)계에서도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상욱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중대한 범죄이고 입증은 이미 완벽히 됐다. 관련자들 구속 기소까지 된 상태”라며 “증거 인멸의 우려도 있는 상태여서 (구속) 영장 발부 사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윤 대통령 구속에 대해 야당과 여당 일부 인사들이 “확실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김건희 여사에 대해선 주장이 엇갈린다. 야당 일각에선 김 여사에 대해서도 출국금지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16일 김 여사에 대해 “내란 연루(의혹) 말고도 피의 혐의가 수십 가지”라며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의지가 있었다면 소환을 하든 출국 금지를 하든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조국혁신당 김선민 당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15일 비상의원총회에서 “윤석열의 경제·정치·주술공동체인 김건희도 조속히 체포해야 한다”면서 “김건희 자체의 범죄는 물론 내란 과정에서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혁신당 의원들은 같은 날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법무부가 김건희 여사를 출국금지 조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야권 일각에선 김 여사에 대한 사법 조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16일 “윤 대통령 재판에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그분(김 여사)이 도망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출국 금지 주장도 하는 것 같은데 설마 그렇게 하겠느냐”면서 “그 사건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분명히 수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차분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는 “김 여사 수사는 당연히 이뤄져야 하고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숙청의 과정을 거치는 형태처럼 막 밀어붙일 필요는 지금 시점에는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