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 2025-02-23 18:17:39
6명의 노동자가 숨진 ‘부산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호텔 앤드 리조트’ 공사장 화재와 관련해 시공사 삼정기업이 참사 일주일 만에 공식 사과문을 내고 사죄의 뜻을 밝혔다. 유족들은 첫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진상 규명과 사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삼정기업은 지난 14일 6명이 숨지고 27명이 부상을 입은 이번 화재 사고에 대해 참사 일주일이 경과한 지난 21일에야 공식적인 사과 입장을 내놓았다.
삼정 측은 사과문에서 “지난 14일 화재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삼정기업은 고인과 유가족, 부상을 입으신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참사 이후 공개적인 사과가 늦어진 데 대해서는 “임직원들이 사고 발생 직후부터 고인들의 빈소를 방문해 깊은 위로를 전하고 필요한 부분을 충분히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지만, 사고 수습과 사고 원인 파악 노력 등으로 인해 공식적인 사과가 늦어진 점에 대해서도 매우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수사 기관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삼정 측은 “비극적인 사고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사고 원인이 밝혀질 수 있도록 수사기관의 모든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철저한 원인 규명 이후 그 어떤 결과에도 책임 있는 모습으로 사태 수습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부산시와 상의해 시민의 안전과 재난관리를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을 것이며 당사의 전국 건설 현장을 철저히 점검해 다시는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삼정기업은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새로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시공사인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 측의 공개적인 사과나 의견 표명이 늦어지면서 유가족들은 공개 사과를 촉구해 왔다.
유족 측은 지난 22일 사고 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부산시와 시공사 등을 상대로 △진상 규명 △중대재해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피해자에 대한 보상 및 유가족 지원 대책 △추모비 등 기록물 마련 등을 요구했다.
유족들은 기자회견에서 스프링클러에 물을 공급하는 장치의 밸브가 잠겨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참사 희생자 유족과 부산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합동 감식 과정에서 소방시설의 작동 여부 등에 대한 기록이 담긴 장치인 ‘수신기’ 확인 결과 밸브가 잠겨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족들은 화재 목격자와 수신기 기록 등을 들면서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잠겨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소방 당국과 경찰은 보다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14일 오전 10시 51분 기장군 반얀트리 해운대 리조트 공사장에서 불이 나 6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반얀트리 해운대 리조트는 오는 5월 개관할 예정이었으며, 시공은 1985년 건립된 부산의 대표 건설사 중 한 곳인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가 공동으로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