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 2025-06-23 18:25:32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부산 시대’를 이끌 해양수산부 장관에 부산 출신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을 지명하면서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등 이재명 정부의 부산 공약 추진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여기에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유임과, 철도 기관사 출신의 김영훈 전 민주노총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에 발탁한 이 대통령의 파격 인사 배경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정부 첫 해수부장관에 발탁된 전 후보자는 민주당에서 ‘험지’로 분류되는 부산에서 전인미답의 길을 걸어온 인물로 꼽힌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전 후보자는 부산에서만 내리 3선에 성공했다. 과거 노무현 사단의 막내격으로 정계에 입문한 전 후보자는 특히 지난 22대 총선 당시 현역 2인을 비롯해 18개 지역구 중 17개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모두 낙선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역구를 지켜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대통령도 이처럼 험지 부산에서 전례 없는 경쟁력을 입증한 전 후보자를 ‘해수부 부산 시대’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정부의 첫 해수부장관은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 당장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HMM 본사 부산 이전 등 100대 기업 유치, 북극항로 개척 등 이 대통령의 부산 핵심 공약들을 컨트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최근 민주당 인사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내년 부산 지선을 언급하고 국무회의에서 신속한 해수부 부산 이전을 지시하는 등 부산에 비중을 두고 있는 만큼, 전 후보자의 역할은 단순한 부처 장관의 역할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 후보자는 이날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북극항로 시대를 오롯이 제대로 준비하려면 당연히 해수부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부처 간 기능 조정 문제 등 구체적인 방안은 (국회 인사청문회 등에서) 추후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된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도 화제를 모았다. 김 전 위원장은 부산 출신으로, 현직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기도 하다. 1968년생의 김 후보자는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와 동아대학교를 졸업했다. 이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을 전공한 뒤 1992년 철도청에 입사해 철도 기관사로 임용됐다.
김 후보자는 2000년 철도노조 부산지부장으로 당선되며 본격적인 노동 운동에 접어들었다. 이후 2004년 철도노조 위원장으로 당선됐고, 2010년 민주노총 위원장에 당선되며 노동계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20대 대선에서 김 후보자는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 선대위 노동위원장을 맡았고, 지난 21대 대선에서도 노동본부장을 맡아 노동조합법 2·3조(노란봉투법) 등 노동 공약을 우회 지원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김 후보자 지명 배경에 대해 “김 후보자는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자를 대변해 온 인사”라며 “산업재해, 노란봉투법, 주 4.5일제 등 일하는 사람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유임 결정도 이 대통령의 파격 인사로 이목을 끌었다. 송 장관은 2023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농림식품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송 장관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농업·농촌 정책을 연구해 온 전문가로, 이 대통령이 전문성 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해 유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의 세세한 질문에 송 장관이 막힘없이 답변하는 등 이 대통령이 송 장관의 실무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장관은 이날 국회 농해수위 전체 회의에 출석해 유임 결정에 대해 “저도 상당히 당황스러운 상태”라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분골쇄신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