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2025-07-27 10:29:51
한미간 관세협상을 타결짓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한미 재무당국 수장간 1+1 협상이 이번주 진행될 예정이다. 상호관세 마감시한이 8월 1일로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막판 타결이 될지 주목되고 있다. 한국으로선 운명의 1주일이다.
만약 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25% 상호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인 제조업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우리와 대미 수출품 구성이 비슷한 일본보다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되면 대형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도 크다.
27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기한이 끝나기 전 타결을 목표로 협상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24일 워싱턴D.C.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잇달아 만났다.
25일 예정됐다가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의 ‘급한 일정’으로 연기된 재무장관간 통상협의도 이번주 열린다. 우리측 대표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막판 대미 통상협상에선 경쟁력이 높은 한국의 조선업이 관세협상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미국 조선업을 재건하고 중국의 해양 패권을 저지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대통령실은 26일 “우리 측은 조선 분야에 대한 미국측의 높은 관심을 확인하고, 양국 간 조선 협력을 포함한 상호 합의 가능한 방안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협상 품목에 농산물도 포함됐다”고 말해 농산물 시장 개방도 추가적으로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게 했다.
정부의 안간힘에도 불구하고 전면 타결 소식이 나오기 쉬운 상황은 아니다.
가장 큰 난관은 빠듯한 시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스코틀랜드에서 유럽연합과 관세 협상을 한다. 28∼29일 스웨덴에서는 베선트 장관 등 미 무역 협상 주요 장관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중국과 고위급 무역 회담이 예정돼있다.
미국 측과 대면 협상이 가능한 날은 실질적으로 30∼31일 이틀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현재 우리가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 대미 투자 규모는 1000억달러+α 수준으로 일본에 크게 못 미친다. 25일 예정된 재무수장간 통상협의가 연기된 것도 우리 정부의 투자 규모에 불만을 표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만약 협상타결이 이뤄지지 않고 25% 상호관세가 현실화하면 우리 제조업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우려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 달 열린 공청회에서 “미국의 관세정책이 그대로 강행되면 한국 경제가 안정을 회복한다고 해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0.4%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