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소명 안 됐는데…“낙마 사유 없다” 김승원 밀어붙이는 與

與 “새 팩트 없어”…보고서 채택 압박
野 “역대 최악”…李 지명 철회 촉구
임명 반대 52.1%…무당층도 반대 우세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2026-09-16 16:36:18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여러 의혹에 대한 소명 대신 고성과 도촬 논란만 남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두고 여야가 정반대 평가를 내놓으며 다시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낙마 사유가 없다”며 전방위 엄호에 나선 반면, 국민의힘은 “역대 최악의 후보자”라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김 후보자 임명에 대한 반대 여론이 찬성의 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충분히 소명됐다며 국민의힘에 청문보고서 채택 협조를 촉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전날 청문회에 대해 “새로운 팩트가 나오는 게 아닌가 했는데 그런 게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 후보자의 결점이나 단점이 새로 나온 것은 없다”며 “오히려 김 의원이 단단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청문회에) 임했기 때문에 임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이용우 대변인도 KBS 라디오에서 “아무것도 확인된 게 없는 빈 수레가 요란한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에 청문보고서 채택 협조를 촉구했다. 민주당은 청문회 이후 각종 의혹 자료를 공개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향한 공세에 집중하며 김 후보자 방어에 나섰다.

반면 국민의힘은 청문회를 통해 부적격이 확인됐다며 맞섰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김 후보자를 “역대 최악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라고 규정하며 이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청문회를 “시작부터 ‘김승원 지키기’를 위한 방탄과 국민 기만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햄스터를 폐사시킨 약물을 사람에게 투약하게 만든 것이 악마적 행태이고, 이를 주가조작에 악용한 자들이 독사와 같다”며 “이런 약을 청탁 로비해줬던 김 후보자야말로 사회적 흉기”라고 직격했다. 이어 “김 후보자가 장관이 되면 공소취소를 시도할 것이 뻔하다”라며 “이 대통령은 본인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 대한민국 법치를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김 후보자는 전날 청문회에서 신약 청탁 의혹에 대해 정당한 고충민원 전달이었다는 취지로, 가족 조합 의혹에 대해서는 이득을 위한 돈벌이 수단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청문회에서 새로 공개된 녹취는 오히려 의구심을 키웠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부산 서·동)은 브로커 양 모 씨와 강세찬 제넨셀 대표의 녹취록을 근거로 “양 씨가 민주당 신현영 의원을 만나러 당사로 간다고 하니 김 후보자가 ‘신 의원과 친하다’면서 만나는 자리에 같이 가주겠다고 했다”며 당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던 신현영 전 의원을 로비의 ‘연결고리’로 지목했다.

곽 의원은 신 전 의원이 가톨릭의대 출신이고 제넨셀 치료제 임상시험을 실시한 5개 병원 가운데 부천성모·은평성모병원 등 가톨릭의대 계열 2곳이 포함된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이건 민주당의 ‘독약 게이트’다. 국정조사와 특검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신 전 의원이 실제로 임상시험 병원 선정에 관여했다는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고, 증인 채택 불발로 국민의힘이 기존 의혹을 반복하는 데 머물렀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은 임명 강행 의지를 보이지만 여론은 반대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4~15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자 임명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52.1%, 찬성은 25.1%로 찬반 차이가 27%포인트(p)에 달했다. ‘잘 모르겠다’는 22.8%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52.2%가 찬성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84.1%가 반대했고, 무당층에서도 찬성 9.5%, 반대 54.2%로 반대가 크게 앞섰다.

여야 합의 없는 단독 채택이나 채택 불발 뒤 이 대통령의 임명 강행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가운데, 반대 여론까지 확인되면서 여당의 밀어붙이기가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조사는 무선 ARS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5.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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