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타짜도 당한다” 첨단장비에 마약까지 이용한 사기도박 일당 검거

‘카드패 확인’ 첨단장비 동원
마약 탄 커피까지 마시게 해
‘마약양성’ 피해자 신고 검거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2024-07-07 13:56:57

경남 진주경찰서가 사기도박을 일삼은 일당 9명을 검거해 이들 중 4명을 구속했다. 진주경찰서 제공 경남 진주경찰서가 사기도박을 일삼은 일당 9명을 검거해 이들 중 4명을 구속했다. 진주경찰서 제공

특수카메라와 비노출 송수신기 등 첨단장비를 이용해 사기도박을 일삼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돈을 따기 위해 첨단장비를 사용한 것도 모자라 피해자에게 마약까지 먹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총책 A 씨(50세) 등 9명을 붙잡아 이 가운데 4명을 구속, 5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구속된 4명은 총책과 영상판독 기술자, 마약 소지자, 도박 가담자였으며, 나머지는 단순 가담자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6~7일, 10일 등 3일 동안 진주시 피해자 집에서 도박판을 벌여 6300만 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먼저 재력이 있는 범행 대상을 특정해 접근한 뒤 회당 수백만 원에 달하는 판돈을 걸고 속칭 ‘도리짓고땡’ 도박을 진행했다.

이들이 사용한 특수카메라와 비노출 송수신기 등 첨단장비 모습. 진주경찰서 제공 이들이 사용한 특수카메라와 비노출 송수신기 등 첨단장비 모습. 진주경찰서 제공

도박에 이기기 위해 이들은 특수카메라를 장착한 옷과 비노출 송수신기, 판독용 모니터 등을 이용했다. 특히 눈으로 식별할 수 없는 마킹카드(일명 목카드)를 도박장에 비치했으며, 영상판독 기술자가 상대방 카드를 확인해 실시간으로 카드 정보를 선수에게 제공하는 방법을 썼다. 여기에 피해자에게 마약을 탄 커피를 마시게 해 정신을 흐리게 만들기도 했다.

이들은 이런 방법으로 처음에는 일부러 져서 돈을 잃어준 뒤 판돈이 오르면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범행은 몸에 이상을 느낀 피해자가 병원에 가면서 들통났다. 마약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자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도박판 현장을 덮치면서 전원 체포됐다.

경찰은 체포현장에서 마약과 첨단장비 40여 점, 카지노 칩 300여 점, 현금 6000만 원 등을 압수했다.

이들이 사용한 카드와 화투. 영상판독 기술자가 상대방 카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진주경찰서 제공 이들이 사용한 카드와 화투. 영상판독 기술자가 상대방 카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진주경찰서 제공

경찰 관계자는 “사기도박은 범행 입증이 어려워 검거가 쉽지 않은 편이다. 피해자가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와 빠르게 대처했다. 도박판 주변에서 이틀 잠복 끝에 공범과 피의자 전원을 체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을 검찰에 송치하는 한편, 마약 상·하선을 뒤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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