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권주자들 ‘김건희 여사 문자’ 놓고 진흙탕 싸움

원희룡 7일에도 한동훈에 “왜 그전에는 김 여사에 많은 문자 보냈나” 공세
한동훈은 일부 원외 ‘사퇴 연판장’ 추진에 “그대로 하라…역풍 맞을 것”
나경원은 “총선 패배 브라더스의 진풍경” 한·원 싸잡아 비판
비방전 격화에 당내 우려 점증…선관위 “구태 정치 단호히 대응”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2024-07-07 15:01:04

국민의힘 한동훈 당 대표 후보가 지난 6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청에서 열린 분당갑 당원조직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당 대표 후보가 지난 6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청에서 열린 분당갑 당원조직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원희룡 대표 후보가 7일 울산시 남구 울산광역시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원희룡 대표 후보가 7일 울산시 남구 울산광역시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가 주최한 당 대표 후보 초청 릴레이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 의원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가 주최한 당 대표 후보 초청 릴레이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전대 중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 여사의 문자 이후 6개월이 지난 전대 시점에서 지지율 1위 후보를 겨냥한 논란이 불거진 배경에 대한 의구심도 크지만, 당정 관계와 총선 패배 책임론과도 맞물린 예민한 문제여서 당내 바닥 민심이 요동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한편으로는 후보 간 격렬한 비방전이 끊이지 않으면 후유증을 걱정하는 당내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후보에 연일 각을 세우고 있는 원희룡 후보는 7일 페이스북에 “한 후보가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을 전당대회 개입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자기 잘못을 감추기 위해 대통령실을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행태는 당을 분열시키고 대통령을 흔드는 해당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적인 일을 사적인 관계로 풀지 않으려 했다’는 한 후보의 입장에 대해 “그렇다면 그전에는 왜 그토록 많은 문자를 보냈느냐. 왜 ‘사적 관계에 있는 분들’과 공적인 정무적 판단을 의논했느냐”고 따져 물으면서 ‘김 여사 문자 내용이 사과하기 어렵다는 쪽이었다’는 한 후보의 설명을 두고는 “문자를 모두 공개하는 것이 오해와 논쟁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 후보 측은 1위 후보를 견제하려는 특정 세력의 전대 개입을 주장하며 결국 의혹을 제기한 다른 후보들이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맞섰다. 한 후보는 이번 논란을 고리로 자신의 사퇴론을 주장하는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선거관리위원을 포함한 일부 정치인들이 제가 사적 통로가 아니라 공적으로 사과 요구를 했다는 이유로 연판장을 돌려 사퇴 요구를 준비하고 있다”며 “여론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 취소하지 말고 지난번처럼 그냥 하라”고 공세적으로 맞섰다. 이어 “국민들과 당원동지들께서 똑똑히 보시게 하자”며 “제가 연판장 구태를 극복하겠다. 당원 동지들과 국민들과 함께 변화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3·8 전대에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나경원 후보를 비판하는 연판장을 돌리면서 출마 의지를 꺾은 사실을 거론하며 이번 역시 이와 유사한 배경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판장 구태’의 당사자인 나경원 후보는 한, 원 후보의 관련 공방을 “패배 브라더스의 진풍경”이라고 싸잡아 비판하면서 차별화에 나섰다. 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래서 그들은 총선을 졌던 것”이라며 지난 총선에서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전국 선거를 이끌었던 한 후보와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 출마했던 원 후보가 자신과 달리 총선에서 모두 졌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나 후보는 한 후보에 향해 “어설프게 공식-비공식 따지다 우리 당원과 국민, 총선 후보가 그토록 바랐던 김 여사 사과의 기회마저 날린 무책임한 아마추어”라고 비판하는 동시에 친윤 후보로 인식되는 원 후보를 겨냥해 “이 와중에 지긋지긋한 줄 세우기나 하면서 오히려 역풍이나 불게 만드는 무모한 아바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대 쟁점이 총선 패배 이후 당의 혁신 방향과 비전 제시는커녕 진흙탕 비방전으로 변질되면서 당내 우려도 점증하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쟁쟁한 후보들이 등장하면서 민주당의 ‘이재명 일극 체제’ 전당대회보다 여론 관심을 끌었지만, 이젠 전대 이후 분열과 후유증이 더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대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한 후보 사퇴 요구 움직임에 대해 “당내 화합을 저해하는 ‘줄 세우기’ 등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비판하면서 “각 후보들이나 캠프 관계자들이 대통령실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일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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